[오! 메가브랜드] '으른이 입맛' 사로잡은 비건 음료 조상님, '아침햇살'

정호 기자 / 기사승인 : 2026-02-02 16:3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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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취 음료·건강 음료, MZ세대 트렌드 견인
베트남서도 통한 비결, 낯설지만 익숙한 맛

[메가경제=정호 기자] 메가 브랜드는 위기에 빠진 기업을 되살리는 '구원투수'이자 새로운 맛의 지평을 여는 존재다. 누구나 한 번쯤 기억하는 제품으로 남아 시대를 관통한다. 식품기업의 흥망성쇠 속에서 수많은 제품이 사라졌지만, 일부는 세대를 넘어 사랑받는 메가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시간이 지나도 선택받는 비결을 들여다본다.

 

아침햇살은 출시 초기부터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쌀로 만든 음료 하면 '식혜'가 대명사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쌀의 고유한 풍미를 전면에 내세운 선택이었기 때문이다. 쌀뜨물과 유사한 색감의 이 음료는 곡물 특유의 담백함을 앞세워 출시 첫해 매출 400억원을 기록했다.

 

▲ <사진=웅진식품 홈페이지>

 

1999년 당시 1.5L 페트병 음료 가격이 약 2000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한 해 동안 약 2000만 개가 판매된 셈이다. 아침햇살은 일회성 흥행에 그치지 않고 이듬해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며 '곡물 음료' 시장의 가능성을 제시한 상징적인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웅진식품의 선택은 현재에 이르러 '비건 시장' 성장세와 맞물려 선구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데이터엠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식물성 대체 음료 시장은 2030년까지 52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4년부터 2031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9.5%로 추산된다.

 

두유·아몬드밀크·귀리 음료 등이 대체유 시장에 안착한 가운데, 아침햇살은 초창기 시장선점 효과를 바탕으로 '쌀 음료'라는 독자적 정체성을 확립했다. 웅진식품 기업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매출은 261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7% 성장했다.

 

◆ '햇살 햇살, 아침 햇살' CM송과 스타 마케팅의 힘


아침햇살의 성장 배경에는 소비자 접점을 확대한 CM송과 연예인 광고 전략을 찾아볼 수 있다. 출시 초기 김국진, 강호동, 고소영 등 당대 인기 연예인을 앞세운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했다.

 

'햇살 햇살, 아침 햇살'로 시작되는 CM송은 2002년 송혜교를 모델로 발탁하며 대중적 인지도를 끌어올렸다. 이후 이병헌을 통해 다시 주목받으며 브랜드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패키지와 용량도 트렌드에 맞춰 변화했다. 초기에는 180mL 캔·병, 500mL 페트, 1.5L 페트 등 4종이 전부였다. 2019년 휴대성과 음용 편의성을 고려한 340mL 소용량 페트를 추가해 완판을 기록했고, 한 달간 100만 병이 판매되기도 했다.

 

▲ <사진=웅진식품>

 

제품 리뉴얼도 꾸준히 진행됐다. 쌀 추출액 함량을 높이고 발아현미를 더했으며, 2013년 흑미 출시 이후 2024년에 고구마·옥수수 맛을 추가했다. 정체성의 큰 틀을 유지하되, 건강 트렌드에는 민감하게 대응해 2024년에는 '아침햇살 제로슈가'도 선보였다.

 

웅진식품 관계자는 "쌀 기반 음료 특성상 제로 칼로리 구현이 쉽지 않지만 당 섭취에 대한 소비자 우려에 빠르게 대응했다"고 설명했다.

 

◆ MZ세대와 함께 성장한 브랜드 정체성

 

1999년 출시된 아침햇살은 현재의 20·30대와 브랜드 성장을 함께해왔다. 꾸준한 브랜드 노출을 통해 입지를 다졌으며, 지금도 탄탄한 마니아층을 보유한 음료로 평가된다.

 

아침햇살을 즐겨 마신다는 20대 여성 김모 씨는 "어렸을 때는 아침 대용으로 마셨고, 지금은 숙취 해소용으로 찾는다"며 "향이 익숙해져 디퓨저까지 구매했다"고 말했다.

 

약 27년간 쌓아 온 브랜드 친숙도는 음료를 활용한 이색 레시피와 기획 상품으로도 확장됐다. 대표적인 활용법으로는 칵테일, 떡볶이, 라떼 등이 꼽힌다. 특히 아침햇살에 소주와 탄산수를 섞는 '아침햇살 막걸리' 스타일과, 소주·보드카를 5대5 비율로 섞는 '햇살주' 레시피가 SNS를 통해 공유되기도 했다.

 

떡볶이 레시피도 아침햇살 활용에 대한 대중적인 레시피로 알려졌다. 물 대신 아침햇살을 넣어 고추장, 떡, 어묵만으로 만드는 방식으로 간편함이 장점이다. 2021년 한 유튜브 채널에서 해당 레시피가 소개되며 조회수 400만 회를 넘기기도 했다.

 

카페 협업을 통한 변신도 이어졌다. 2024년 감성커피와 협업해 아침햇살 슈페너·스무디·옥수수 음료 등을 선보였다. 웅진식품은 음료를 넘어 아이스크림과 디퓨저까지 출시하며 젊은 소비층과의 접점을 넓혀왔다.

 

▲ <사진=웅진식품>

 

◆ 해외로 확산되는 '햇살' 열풍

 

국내 음료 시장은 여름 성수기 이후 수요가 감소하는 특성이 있다. 이에 웅진식품은 시장 다변화 전략으로 해외 진출을 택했다. 아침햇살은 베트남 현지인을 대상으로 이온, 빈마트, 빅씨, 메가마트, GS25, 세븐일레븐, 패밀리마트 등 주요 유통 채널에 입점했다.

 

아침햇살은 2024년 4월 기준 베트남에서 누적 1억 병 판매를 기록하며 현지 시장에 안착했다. 2015년 120만 병 판매로 시작해 9년 만에 약 83배 성장한 셈이다. 이 성과는 교민 수요가 아닌 베트남 현지 소비자 중심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베트남은 쌀을 주식으로 하는 문화적 배경 덕분에 쌀 음료에 대한 거부감이 적다"며 "고온 다습한 기후에서 시원하게 즐길 수 있는 쌀 음료가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침햇살은 베트남을 발판으로 동남아 시장 전반에서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K-콘텐츠 열풍과 맞물려 동남아 시장은 연중 수요가 지속되는 구조"라며 "음료 브랜드가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유망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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