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부터 해외서 적용...사측 "점진적으로 진행"
[메가경제=김형규 기자] 넷플릭스가 올해 초 예고대로 국내에서도 이용자 간 계정공유를 제한하는 정책을 시행하기로 하면서 OTT업계 전반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서비스 초기 계정공유를 강점으로 홍보하던 넷플릭스의 태세 전환에 가입자 이탈 현상도 예상되는 가운데 디즈니플러스 등 OTT 업계로 계정공유 단속이 확산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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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넷플릭스] |
2일 넷플릭스는 자사 홈페이지에 '계정공유 관련 업데이트'라는 제목의 공지를 통해 "오늘부터 한국의 회원 중 가구 구성원이 아닌 다른 사람들과 서비스를 공유하고 있는 분들께 아래와 같은 이메일이 발송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당 이메일 내용에 따르면 국내 넷플릭스 이용자들은 서로 같은 가구에 속하지 않을 경우 별도로 계정을 생성하거나 매월 5000원의 금액으로 추가 회원권을 구매해야 한다. 이 회원권으로 프리미엄 요금제 가입자는 최대 2개, 스탠다드는 1개까지 추가 계정을 만들 수 있다.
다만 넷플릭스의 이러한 계정공유 제한이 이날부터 일괄적으로 이뤄지진 않는다.
한 가구에 살지 않는 외부 이용자 혹은 기기가 같은 계정으로 접속을 시도할 경우 위와 같은 내용의 안내 메시지가 표시될 예정이다. 이용자는 이때 추가 계정 생성 등을 진행할 수 있다는 게 넷플릭스 설명이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이에 대해 "국내 회원들에게 이 같은 새로운 계정공유 기능이 점진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라며 "아직 일괄 적용이 아닌 만큼 모든 이용자가 똑같이 안내받진 않을 수 있다. 해당 기능과 관련한 테스트는 이미 2년 전에 마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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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홈페이지에 게시된 안내 이메일 내용 [이미지=넷플릭스] |
앞서 2월 넷플릭스는 캐나다와 뉴질랜드, 포르투갈, 스페인을 시작으로 새로운 계정공유 기능을 시행하며 북미‧남미‧유럽‧아시아 지역으로 정책을 확대했다. 이에 당시 국내에서도 계정공유가 제한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 바 있다.
넷플릭스 추산에 따르면 전세계 2억4700만 구독 가구 중 1억 가구 이상이 계정 공유 중이다. 주요 매출원이 가입자의 구독료인 상황에서 콘텐츠 투자 및 제작을 위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계정공유 단속에 나섰다.
업계는 넷플릭스의 이 같은 행보가 지난 몇 년 사이 감소한 가입자 수를 회복하기 위한 방침이라고 보고 있다.
넷플릭스는 전 세계 이용자 2억 4700만 구독 가구 중 공유계정 이용자가 약 1억 명 이상일 것으로 추정했다. 이들의 계정공유를 제한하면 정식 가입자가 다시 늘어날 것으로 이 회사는 전망했다.
실제 넷플릭스는 올해 3분기 총 가입자 수가 전 분기보다 약 876만 명 증가하며 매출·영업이익이 크게 늘었다. 사측은 이에 대해 계정공유 금지 정책과 광고형 요금제 등의 성과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의 또 다른 수익 모델인 광고형 요금제는 지난해 11월 초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1년 사이 1500만 명의 가입자를 모았다. 이 서비스는 월정액을 낮춘 대신 콘텐츠에 광고를 추가한 요금제다.
계정공유 제한이 본격화됨에 따라 기존 넷플릭스 이용자들의 이탈 현상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지난 2017년까지만 해도 "비밀번호 공유는 사랑(Love is sharing password)"이라고 SNS에 강조하던 넷플릭스의 태도 변화에 이용자들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미 계정공유 제한 요금제를 앞서 도입한 남미 일부 국가에서는 구독 취소를 인증하는 '#ChauNetflix(안녕 넷플릭스)' 등의 SNS 게시글이 유행하기도 했다.
또한 최근 경쟁사인 디즈니플러스가 가격을 올리고 계정공유 제한을 예고하는 등 OTT 업체들의 요금제 변화가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디즈니플러스의 계정공유 제한 정책은 이달부터 적용될 예정이었으나 현재 일괄 적용되진 않고 있다. 국내 OTT인 티빙은 내달부터 구독료를 올리고 내년 1분기에 넷플릭스와 유사한 광고형 요금제를 도입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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