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진주, 조합과 시공사 간 팽팽한 줄다리기 지속
[메가경제=장준형 기자] 서울 알짜 재건축 현장들이 조합과 시공사 간 계속되는 공사비 갈등에 난항을 겪으며 제2의 둔촌주공 사태가 나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0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이 시공하는 은평구 대조 1구역 재개발 사업 공사가 지난 1일 새해 벽두부터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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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은평구 대조동 대조1구역 주택재개발 현장 입구에 공사 중단 안내문이 걸려 있다. [사진=연합뉴스] |
대조1구역 재개발은 서울 은평구 대조동 일대 11만2000㎡ 부지에 지하 4층∼지상 25층, 28개 동 2451세대 규모의 아파트(힐스테이트 메디알레)를 짓는 사업이다.
대조1구역 재개발조합은 지난해 10월 착공 당시까지는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었으나, 이후 조합장 직무 정지 등 내분으로 조직이 와해하면서 기능을 상실한 상태다. 올해 상반기에 진행하려던 분양도 진행하지 못했다.
이에 현대건설은 지난해 10월 착공한 이후 현재까지 전체 공사비 약 1800억원을 받지 못한 상태다.
현대건설은 지난달 20일 공문을 통해 공사 중단을 예고했으나 결국 조합은 조합장 부재 등을 이유로 상황을 개선하지 못해 공사 중단이라는 파국을 맞았다.
공사가 중단되면서 금융 비용 등이 발행되고 이에 가구당 평균 1억5000만원 가량의 추가 분담금이 나오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조합 집행부 부재상황으로 공사를 안정적으로 진행하기에 어렵다고 판단돼 1일 부로 공사를 중단하고 불가피하게 유치권을 행사하고 사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았다"며 "안정적인 집행부 보장, 일반분양 일정 확정 등이 선행되어야 재착공이 이루어 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조합의 빠른 사업 정상화를 통해 조속한 시일 내 공사가 재개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예정" 이라고 전했다.
송파구 잠실 진주아파트 재건축 현장도 공사비 증액으로 시공사와 조합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잠실 진주아파트 재건축조합은 지난달 26일 임시총회에서 총 공사비를 기존 7947억원에서 1조4492억원으로 인상하는 내용으로 '공사계약변경 약정서 안건을 상정했으나 부결됐다.
잠실 진주아파트 재건축사업은 신천동 '잠실 진주아파트'를 재건축해 최고 35층, 23개동, 2678가구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아파트 준공예정일은 2025년 6월이다.
시공사인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HDC현대산업개발은 3.3㎡(1평)당 공사비를 889만 원으로 인상하는 것과 공사 기간도 5개월 연장할 것을 요청했다.
시공사 측은 문화재 발굴 등으로 인한 공사지연, 공사원가 급등, 매립폐기물 처리 및 지장물 이전 위한 추가 공사비 발생 등을 이유로 공사비 증액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평당 공사비 898만원, 공사 연장 기간 9개월을 요청했으나 원만한 합의를 위해 소폭 조정했다고 밝혔다.
반면 조합측은 시공사의 요청이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이미 2021년도에 660만원으로 한차례 합의했고 평형 신청까지 완료했기 때문에 시공사의 요청을 모두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갈등이 깊어지자 송파구가 나서 공사비 분쟁 정비구역 전문가를 파견해 공사비 검증을 위한 절차를 진행할 것을 설득했지만 조합 반대에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공사계약은 도급계약서대로 따르는 것이 원칙이고, 계약당사자들간에 이견이 있다면 가급적 원활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최선이라는 원론적인 해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며 "제도적인 해법으로는 공사비 검증을 고려할 수 있지만 지금으로선 강제력이 없다는 것이 한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존 사업장은 쌍방 합의가 최선이고 향후 사업장은 계약부터 명확하게 해야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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