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급식업계 "LG 물건 시장에 나오면 수주전 최선 다한다"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한화그룹 3남 김동선 부사장이 이끄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단체급식업계 2위 사업자인 아워홈 인수를 목전에 두고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지난 12일 8695억원을 들여 아워홈 4남매 중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38.56%)과 장녀인 구미현 회장(19.28%), 직계비속 2명(1.89%)의 주식을 사들이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한화 측은 아워홈 주식 50.62%를 먼저 사들여 경영권을 확보하고 구본성 전 부회장이 보유한 8% 주식을 단계적으로 매입할 계획이다. 아워홈 경영권은 특수목적법인(SPC) '우리집에프앤비'(가칭)를 설립해 주식매매 계약상 당사자 지위와 권리·의무를 이전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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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워홈 본사. [사진=아워홈] |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관계자는 "단체급식과 식자재유통 등 최근 성장하는 식품산업 공략과 높은 품질의 F&B 서비스 제공을 위해 아워홈 인수에 참여하게 됐다"면서 "한화 유통 서비스 부문과 아워홈의 다양한 시너지를 창출하며 국내외 식품시장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가 인수하려는 아워홈은 LG그룹 방계회사다. 아워홈 창업주인 고 구자학 회장은 LG그룹 창업주의 셋째 아들로 잘 알려져 있다. 아워홈은 지난 1984년 LG유통의 급식 사업 부문으로 시작해 2000년 계열분리했다. 표면적으로는 LG그룹과 특수관계인은 아니지만 혈연으로 연결된 범LG그룹 연관 회사다. 아워홈의 2023년 매출액은 약 1조9835억원이며, 영업이익은 943억원으로 집계된다.
아워홈은 LG그룹의 방계회사라는 점을 십분 활용하면서 LG그룹을 비롯한 LS, LX, GS 등의 구내식당을 다수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 그치지 않고 범LG그룹이 진출한 해외 사업장에도 따라 나가며 수익을 올리는 중이다.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의 핵심 인프라인 폴란드 공장의 단체급식장을 운영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워홈이 한화 품에 안기면서 LG그룹이 아워홈에 줘왔던 '특혜 아닌 특혜'를 제공할 명분이 퇴색되고 있다. 이달 초 문을 연 LG마곡사이언스 파크의 구내식당의 경우, CJ프레시웨이가 위탁운영사업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업계는 범LG그룹이 구내식당 위탁운영 계약이 만료 된 사업장에 대해서는 임직원 만족도와 위생안전 역량 등을 평가해 재계약 또는 경쟁입찰을 추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업계 안팎에서는 이러한 사정을 고려했을 때 한화가 구본성 전 아워홈 부회장의 지분을 단계적으로 인수하는 배경도 범LG그룹 급식 물량을 빼앗기지 않기 위한 ‘몸조심’ 측면이 있다는 해석이다.
아워홈의 급식사업 매출 중 범LG그룹에서 발생하는 비율은 약 30%로 적잖은 비중이다. 매출액으로 보면 약 3000억원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아워홈이 운영 중인 단체급식 사업장 700여 곳 중 100여 곳이 범LG그룹 사업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화의 아워홈 인수 시도가 본격화됐을 때 범LG그룹 차원에서 구내식당을 모조리 빼겠다는 소문까지 나올 정도로 분위기가 험악했다"며 "한화로 인수되면 LG그룹과 전혀 관련이 없는 회사이기 때문에 이제는 범LG그룹 구내식당 입찰공고가 나면 아워홈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워홈이 담당하는 범LG그룹 구내식당 중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사업장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수주에 성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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