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에서 물적분할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 사례 조명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LG CNS(엘지 씨엔에스)가 기업공개(IPO) 절차를 진행하는 가운데 모자(母子)회사 중복상장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LG CNS 상장은 지주사 ㈜LG(엘지)의 자회사를 중복상장시키는 방식이어서 ㈜LG 일반주주들의 이익을 침해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현신균 LG CNS 대표는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국내 정치적 상황에 대한 국외 투자자의 우려와 관련해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가 얼어붙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저희가 예상했던 것보다 큰 관심을 갖고 있었다”며 “한국 경제나 자본시장에 대한 우려도 크지 않은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 대표는 공모가가 회사의 희망 범위를 밑돌 가능성에 대해 “특별히 걱정은 안 한다”고 했다.
![]() |
▲LG CNS CEO 현신균 사장이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LG CNS] |
LG CNS는 상장을 통해 최대 6000억원의 투자 재원을 마련해 DX 기술 연구개발 등 미래 성장 동력을 위한 집중 투자에 나선다고 구상이다. 특히, 핵심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은 AI·클라우드 분야에서 AX(AI 전환)를 선도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LG CNS 상장은 모회사가 상장한 상태에서 또다시 자회사를 상장시키는 이른바 ‘중복상장’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LG CNS의 최대 주주는 49.95% 지분을 보유한 ㈜LG인데 이 상장으로 인해 모기업인 LG의 주주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지난 13일 논평을 내고 "주주간 이해충돌과 경제력 집중 문제를 심화시키는 모자회사 동시상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심화 시키는 중대한 요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LG의 주요 자회사들은 이미 대부분 중복상장 돼 있다. LG전자, LG화학,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 HS애드 등 주요 자회사들은 이미 모두 상장돼 있다"며 "LG CNS 상장 이후에는 LG CNS에 직접 투자하면 되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LG 주식을 살 이유가 없어진다"고 설명했다. 또 "LG CNS 상장으로 ㈜LG의 모든 주요 자회사들이 상장 상황에서 ㈜LG 주식은 고아 주식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강조했다.
상장사가 사업부를 신설법인으로 분할해 상장할 경우 그 경영성과가 연결 실적에 중복으로 반영돼 모회사의 기업가치 하락과 주가 하락을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 과거 LG화학에서 물적분할해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이 대표적인 사례로 LG화학의 주가는 이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이현규 LG CNS 최고재무책임자(CFO)는 “LG CNS는 1987년 미국 EDS와 합작해 설립된 회사로 지주사인 ㈜LG에서 물적분할된 회사가 아니다”라며 “그런 부분에서 중복상장 지적은 맞지 않는 것 같다. 대주주인 ㈜LG의 주주들에게 기업가치 제고를 통해 이익을 줄 수 있다"고 반박했다.
시장에서는 지난 2022년 LG에너지솔루션 이후 최대 규모의 IPO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굵직한 IPO가 미끄러지는 사례들이 있기에 시장에서는 침체된 분위기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LG CNS의 총 공모주식은 1937만7190주다. 희망 공모가액은 5만3700원~6만1900원으로 오는 15일까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공모가 밴드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약 5조 2000억~6조원 수준이다. 이달 21~22일 일반 청약을 거쳐 다음달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