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과 달리 산은 지분율 확보에 표 대결 승산없다 판단한 듯
[메가경제=최낙형 기자] 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승리로 일단락된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인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와 반도건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 이른바 3자연합이 다음 달 열리는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 주주제안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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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16일 업계에 따르면 3자연합은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 관련 주주제안을 이날까지 하지 않았다. 상법상 주총에서 주주제안권을 행사하려면 주총 개최 6주 전까지 주주제안서를 제출해야 한다.
한진칼 주주총회는 오는 3월26일께 열릴 예정이어서 주주제안 접수 기한은 이달 12일까지다.
지난해 주총에서 3자연합은 김신배 전 포스코 이사회 의장의 사내이사 선임과 사외이사 선임 등의 안건을 제안했지만, 모두 주총에서 부결됐다. 반면 조 회장 사내이사 연임 건은 주총에서 통과됐다.
3자연합은 이번 주총에서도 이사 선임 안건을 제안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지만, 코로나19로 인한 항공업계 위기와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진행 중이라는 점이 고려돼 제안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지난해와 달리 산업은행이 한진칼의 지분을 확보하면서 지분율이 변동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산은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한진칼에 8000억원을 투입, 지분 10.66%를 확보해 3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에따라 3자연합의 의결권 있는 주식 기준 지분율은 45.23%에서 40.39%로 감소했다.
산은을 조 회장 우호적 지분으로 본다면 주총에서 표 대결로 3자연합이 승리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업계는 풀이했다.
이와 함께 산은이 이미 한진칼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의 분리 제도화를 제안하는 주주제안서를 발송했기 때문에 경영 건전성 제고라는 명분도 약해졌다.
3자연합이 주주제안을 포기함에 따라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은 사실상 조 회장의 승리로 마무리 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 한진칼 신주 발행을 막아달라는 3자연합의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기각된 이후 경영권 다툼을 이어갈 동력을 상실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향후 3자연합은 산은의 움직임을 살펴보며 3자 연합 해체나 지분 추가 매집 등의 '출구 전략'을 취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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