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배 회장, 불과 3개월 전 사위에게 아모레G 지분 10만주 증여
아모레퍼시픽그룹 서경배 회장의 장녀 서민정(30) 씨가 보광창업투자 홍석준 회장의 장남이자 범삼성가인 홍정환(36) 보광창업투자 투자심사총괄과 결혼 8개월 만에 합의 이혼한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지난 2월 서 회장이 맏사위인 정환 씨에게 증여한 아모레G 지분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서 회장이 자신의 지분을 정환 씨에게 증여한지 3개월 만에 갑작스럽게 민정 씨와의 이혼 소식이 알려진 배경에는 증여받은 지분을 3개월 이내에 서 회장에게 반환하면 증여 취소가 가능하고, 정환 씨도 증여세 과세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인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서 회장이 지난 2월 정환 씨에게 증여한 아모레G(아모레퍼시픽그룹 지주사 주식) 지분을 반환한 사실을 공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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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의 장녀 서민정 씨 [사진=아모레퍼시픽그룹 제공]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서 회장은 올해 2월 8일 아모레G 주식 10만 주를 사위 정환 씨에게 증여했다. 같은 날 둘째 딸 서호정(26) 씨에게도 주식 10만 주를 증여로 넘겼다.
당시 아모레G 종가(6만 3200원) 기준으로 63억 2000만 원 규모다. 지분 반환이 이뤄진 21일 아모레G 종가는 7만 3400원으로 전거래일보다 3.93% 하락했다. 증여받은 날을 기준으로 정환 씨의 주식평가액이 10억 원 가량 늘어난 것이다.
상장주식을 증여할 경우에는 증여재산가액이 시가주의 원칙에 따라 증여일 전후 2개월 동안의 종가 평균액으로 정해진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르면, 증여자(서 회장)와 수증자(정환 씨) 사이의 합의에 따라 증여세 신고기한 내에 증여재산(아모레G 지분)을 반환하면 증여 취소가 가능하다. 증여세 신고기한은 증여가 이뤄진 날이 속하는 달의 말일(2월 말)부터 3개월 이내다.
정환 씨가 서 회장에게 이달 말까지 증여받은 지분을 반환하면 증여세 과세를 피할 수 있다. 또 서 회장도 돌려받은 지분에 대한 과세를 받지 않는다.
하지만 신고기한이 지난 시점부터 또다시 3개월이 지나서 증여를 취소하고 지분이 반환되면 서 회장과 정환 씨 모두 증여세가 부과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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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부인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오른쪽),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왼쪽) 등이 27일 오후 서울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열린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그룹 회장 큰아들 정환 씨의 약혼식에 참석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
한편, 서 회장이 회사 지분을 넘겨줄 정도로 신뢰하던 서 씨와 홍 씨의 관계가 불과 3개월 만에 급속하게 나빠진 원인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3세이자 범롯데가인 민정 씨와 보광그룹 3세이자 범삼성가인 정환 씨의 만남에 재계와 언론의 관심이 쏟아졌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서성환 창업주의 손녀딸인 민정 씨는 지난 3월 별세한 고 신춘호 농심그룹 창업주의 외손녀이기도 하다.
민정 씨는 21일 기준 아모레G 보통주 지분 2.93%를 보유하고 있어 서 회장(53.78%)에 이어 2대주주 지위에 올라있다.
보광그룹 홍진기 창업주의 손자인 정환 씨는 지난해 10월 세상을 떠난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부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 홍석조 BGF리테일 회장의 조카다.
지인의 소개로 만나 지난해 3월께 교제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 두 사람은 3개월 만인 6월 약혼식을 올렸다. 당시 약혼식에 정환 씨의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사촌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삼성가가 참석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같은 해 10월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양가 직계 가족과 지인 일부만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결혼식을 올리며 재벌가 3세의 화려한 혼맥이 새롭게 만들어졌다.
지난 3월 민정 씨의 외조부인 고 신춘호 회장 빈소에서 함께 자리를 지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이후 두 달 만에 이혼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두 사람이 이혼한 구체적인 이유는 전해지지 않고 있다.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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