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가 쏙쏙 과로사 산재보상]⑤ 업무상 과로·스트레스로 기존질환이 악화돼 사망했다면

김태윤 / 기사승인 : 2021-01-19 18:36:15
오늘은 2002년 5월 23일에 선고된 서울고법 2001누10419 판결을 살펴본다.


해당 판결은 근로자의 업무로 인한 누적된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해 근로자의 B형 간염이 정상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악화돼 B형간염이 간암으로 이어져 사망에 이르렀다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것으로, 비록 과거 판결이지만 요즘 같은 시대에 살펴볼 수 있는 유의미한 판결이다.

판결의 사실관계를 살펴보면 원고의 남편인 A는 1994년 3월 1일부터 B백화점에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그 계열사인 주식회사 C건설로 전적하여 1998년 3월 1일부터 B백화점 00점 기술팀장으로, 1999년 4월 1일부터 B백화점 △△점 기술팀장으로 근무하던 중, 1999년 10월 4일경 간암 판정을 받고 2000년 3월 26일 직접사인 ‘간부전’, 선행사인 ‘간암’으로 사망하였다.
 

▲ [사진= 픽사베이]

망인은 ▲ B백화점 00점에 근무할 때 허위제보에 따른 감사로 인하여 많은 스트레스와 피로에 시달렸고, ▲ B백화점 00점 기술팀장으로 근무할 때는 00점의 대대적인 개보수 공사로 인하여 자주 야근을 하는 등 업무가 과중하였을 뿐만 아니라, ▲ 가족과 떨어져 원격지에서 홀로 근무함으로써 식사를 자주 거르게 되고 휴무일에는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가족이 있는 서울을 오가면서 많은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되었다.

고인은 이와 같은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해 기존질환인 만성 B형간염이 자연경과 이상으로 악화되어 간부전 및 간암이 발병하였다.

이에 고등법원은 원심판결과 같이 원고의 손을 들어주었다.

재판부는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조 제1호는 ‘업무상의 재해’라 함은 업무상의 사유에 의한 근로자의 부상·질병·신체장해 또는 사망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바, 이 사건과 같이 근로자의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질병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업무와 사망의 원인이 된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지만, 질병의 주된 발생 원인이 업무수행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더라도 적어도 업무상의 과로나 스트레스가 질병의 주된 발생 원인에 겹쳐서 질병을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면 그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입증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되면 된다는 전제하에 망인에게 주어진 업무상 과로와 스트레스가 보통 평균임에게도 과중하다고 보여질 뿐만 아니라, 만성 B형간염에 걸린 망인의 건강과 신체조건 하에서는 그 과로와 스트레스가 감내하기 어려울 정도로 과도하였다고 추단된다”고 봤다. 


재판부가 망인이 업무상 과로와 스트레스가 과중했다고 본 근거로는 “▲ 제출된 자료상 망인의 업무량이 결코 적다고 할 수 없는 점, ▲ 이러한 상황에서 00점 기술팀장으로 전보되어 근무하면서 공사 관련 감독 업무까지 겸하게 됨으로써 과중한 업무량 증가로 인하여 업무상 과로가 누적되어 왔던 점, ▲ 무고한 비리혐의에 연루되어 엄중한 감사를 받고 이어서 무혐의 판정에도 불구하고 △△점으로 전보되고, 이에 가족과 떨어져 생활하게 됨으로써 많은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은 점 등”을 들었다.

재판부는 “이러한 누적된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하여 기존의 B형 간염이 자연적인 진행경과 이상 또는 정상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악화되어 간암으로 이어져 결국 사망에 이르렀다 할 것이므로,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원고의 손을 들어주었다.

피고인 근로복지공단은 망인의 기존 상병인 B형간염의 악화로 인한 사망은 망인의 업무와의 인과관계가 미흡하다는 이유로 최초 단계에서 부지급하였다.

하지만 망인의 과로 및 스트레스를 입증할 수 있는 객관 및 보조적인 지표가 이를 뒷받침한다면 이 판결처럼, 망인의 과로 및 스트레스와 B형간염으로 인한 사망과의 인과관계가 명백히 입증되지는 않더라도 제반사정을 고려하여 적어도 망인의 과로와 스트레스가 망인의 질병을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면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노무법인 산재 강원영월지사장 공인노무사 김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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