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파' 연준에 환율 1410원 육박…"한미 유동성공급장치 실행 협력"에 통화스와프 설왕설래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2-09-22 20:06:51
원/달러 환율 1409.7원 마감…13년6개월만에 장중 1410원 돌파
추경호 “통화스와프 건전성에 도움 되지만 국내 관심 과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3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에 원/달러 환율이 1410원에 육박한 가운데 한미 정상이 금융안정을 위한 ‘유동성 공급장치(Liquidity facilities)’를 만드는데 협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장차 한미 통화스와프로 연결될지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21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한미 양국이 금융안정을 위한 ‘유동성 공급장치’를 실행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 '매파' 연준 여파로 22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4.90p(0.63%) 내린 2332.31로, 스닥 지수는 3.48p(0.46%) 내린 751.41으로 각각 거래를 마쳤다. 외환시장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15.5원 오른 1409.7원으로 마감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를 보고 있는 모습. [서울=연합뉴스]

최상목 경제수석은 이후 브리핑에서 “유동성 공급장치에는 다양한 게 있다”며 “양국 금융당국 간 협의를 통해 구체화할 것으로 생각하는데, 통화스와프도 양국 당국 간 협의의 대상이 되는 유동성 공급장치에 포함이 된다”고 말했다.

이런 발언은 외환시장 협력에 대한 한미 간 협력 강도가 한 단계 격상된 것으로 해석되면서 한미 통화스와프도 우회적으로 논의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통화스와프는 두 국가가 현재의 환율(양국 화폐의 교환 비율)에 따라 필요한 만큼의 돈을 상대국과 교환하고, 일정 기간이 지난 후에 최초 계약 때 정한 환율로 원금을 재교환하는 거래다.

미국은 유럽연합(EU)이나 영국, 일본 등 주요 기축통화국과 상시 통화스와프를 체결하고 있지만 신흥국들과는 금융위기급 상황에서 한시적으로 맺어왔다.

한미 통화스와프가 성사되면 상당량의 달러를 싼 가격에 조달할 수 있어 실체적으로는 물론 심리적으로도 시장 안정화에 크게 작용해 외화 유동성 문제의 해결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2008년 금융위기나 2020년 코로나19 사태 때 그 효용이 입증된 바 있다.

▲ 원/달러 환율 추이. [그래픽=연합뉴스]


앞서 한미 양국 정상은 지난 5월 정상회담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 및 금융 안정을 위해 양국이 외환시장 동향에 관해 긴밀히 협력한다’는데 합의한 바 있다.

7월 양국 재무장관 회동 당시엔 “한미 양국이 필요시 (외화) 유동성 공급장치 등 다양한 협력 방안을 실행할 여력이 있다”는 표현이 나왔다.

그런데 이번 한미 정상 간 회담에선 ‘유동성 공급장치’로 협력 도구의 표현을 좀 더 구체화하면서 그 함의에 궁금증이 생기고 있다. 통화스와프로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전해 배제할 수는 없으나 명시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런 합의가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한 날 나왔다는 데 의미를 부여하는 시각도 있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등 ‘매파(통화긴축 선호)’ 기조를 이어가자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전장보다 15.5원이나 오른 1409.7원에 장을 마감했다.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8원 상승한 1398.0원에 개장한 뒤 바로 1400원을 넘어섰고, 오름폭을 확대하면서 장 마감 직전 1413.5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환율이 1410원대를 기록한 것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31일(고가 기준 1422.0원) 이후 13년 6개월여 만이다. 종가 기준으로는 2009년 3월 20일(1412.5원) 이후 최고치다.

하지만 미국이 현 상황에서 오직 한국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할 가능성은 크지 않게 보는 견해가 더 많다.

경제전문가들은 원화는 상시 스와프를 체결할 위상에 오르지 못했고, 현 상황은 당장 유동성이 우려되는 위기가 아니라는 점에서 한시 스와프를 체결할 여건으로도 보지 않는다.

추경호 부총리 역시 이날 서울 은행회관에서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연 뒤 ‘한미 통화스와프가 필요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을 받고 “한미 통화스와프가 이뤄지면 대외 건전성에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하지만 최근 국내에서 과도하게 통화스와프에 관심이 많은 것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전날 국회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도 국민의힘 배준영 의원의 관련 질의에 “한미 통화스와프가 있으면 우리 외환 건전성 관리에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하지만 거기에 또 상대방이 있는 것이고, 미국도 중앙은행과 정부와의 역할 분담이 있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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