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부채 많은 저소득층으로부터 눈 떼선 안되는 이유

장찬걸 / 기사승인 : 2017-03-18 19:3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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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경제 장찬걸 기자] 한국 경제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사상 최고로 치솟은 가계부채를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1344조원으로 한 가구가 평균 7000만원 가까이 빚을 지고 있는 셈이다. 2013년만해도 연평균 증가폭이 50조원 정도였는데 2015년 118조원, 2016년 141조원 증가로 세 자릿수로 늘어나면서 한국 경제에 큰 불안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 경제가 성장하는 속도보다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속도가 더 빠르니 문제인 것이다. 지난해 가계부채 증가율은 11.2%로 경제성장률(2.7%)의 네 배를 뛰어넘는다.


국내총생산(GDP)에 비해 가계부채 비율이 높은 것도 문제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다른 나라와 비교해 보면 우리나라가 88.8%로 주요 20개국 평균치 60.4%의 1.5배 수준이다. 미국(78.4%), 일본(66.1%), 중국(40.7%)을 훌쩍 뛰어 넘는다.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8개 신흥국 중에서는 14년째 1위를 기록했다.


지난 1월 국제결제은행(BIS) 보고서에 따르면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1%포인트 올라가면 경제성장률은 길게 볼 때 0.1%포인트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부채 비율이 오르면 단시일 내에는 소비를 늘리고 성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만 1년을 넘겨 중장기적으로 분석해보면 가계부채 비율이 오를수록 성장의 발목을 잡는다는 것이다.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 162.9%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14년 기준 조사로는 평균치 136%보다 높은 수준이다. 일본(131.8%), 미국(113.5%), 독일(93.7%) 보다 훨씬 높은 것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가계 평균 가처분소득은 2015년 3927만원에서 지난해 4022만원으로 95만원 증가한 반면 평균 가계부채는 6256만원에서 6655만원으로 399만원이나 폭증했다


가계부채 비율이 오르고 가파른 속도로 늘어날 경우 가계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가중됨에 따라 소비를 위해 써야 할 가처분소득도 상대적으로 낮아져 내수가 위축되는 악순환으로 이어 질 수 있다. 최근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국내 대출금리가 오름세로 들썩이고 있는데 내수 부진까지 이어지면 가계부채가 한국 경제에 던지는 충격파는 실로 엄청날 것으로 우려된다. 부동산경기 부양의 실패와 저금리 기조 장기화에 따라 눈덩이처럼 불어난 가계부채는 올해 14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가계 빚이 경제성장률을 깎아내리면 저성장 시대의 골을 깊게 만들 수 있어 더욱 불안감을 높이고 있다.


무엇보다 가계부채 문제 해결의 우선순위를 저소득층에 둘 필요가 있다. 여러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은 다중채무자가 많고 신용등급도 낮아 금리가 오르면 원리금 상환도 더욱 곤궁해지고 내수 부진이 길어질 경우 빚을 갚은 능력도 더욱 떨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정부가 저소득층 빚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서민정책금융을 강화하는 대책 마련에 비중을 높여가야 할 시점이다. 그래서 대선주자들의 가계부채 대책과 관련한 공약에 더욱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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