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 장찬걸 기자] 브렉시트(Brexit) 합의안 부결로 인해 난관에 봉착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잠깐이나마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게 됐다. 야당이 제출한 불신임안이 부결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브렉시트를 둘러싼 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해 관계에 따라 여당과 야당 간, 여당 의원 간 입장이 엇갈리고 있기 떄문이다.
현재 전문가들은 메이 총리가 다음주 초 제시할 '플랜 B'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가 관건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불신임 위기를 넘긴 메이 英 총리가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news/data/20190117/p179565846649617_677.jpg)
지난 15일 열린 하원 승인투표에서 브렉시트 합의안은 찬성 202표, 반대 432표 등 230표차로 부결됐다.
노동당 등 야당뿐만 아니라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론자, 보수당과 사실상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북아일랜드 연방주의 정당인 민주연합당(DUP) 등이 반대표를 던진 데 따른 것이다.
합의안 부결 직후 제1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는 정부 불신임안을 제출했다. 이날 실시된 하원의 정부 불신임안 표결은 찬성 306표, 반대 325표로 부결됐다.
전날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에 반대했던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론자, DUP 등이 이번에는 메이 총리를 지지했기 때문이다.
이번 불신임안 부결로 메이 총리가 이끄는 현 정부는 자리를 지키면서 앞으로도 브렉시트 정책을 이끌게 된다. 메이 총리는 표결 결과가 전해지자 당장 야당 지도부와 브렉시트 합의안의 대안을 논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최근 의회에서 가결된 의회 의사일정안(business motion) 개정안을 존중, 승인투표 부결일로부터 3개회일 이내인 오는 21일까지 이른바 '플랜 B'를 제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메이 총리가 '플랜 B'에서 기존 브렉시트 합의안, 그중에서도 의회의 반발이 가장 심했던 '백스톱'(backstop)과 관련해 어떤 변화를 택할지 주목된다.
영국과 유럽연합(EU)은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간 '하드 보더'(Hard Border: 국경 통과 시 통행과 통관 절차를 엄격히 적용하는 것)를 피하기 위해 미래관계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영국 전체를 당분간 EU 관세동맹에 잔류하도록 하는 내용을 브렉시트 합의안에 담았다. 하지만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론자와 DUP은 백스톱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이로 인해 '플랜 B'에 대한 2차 승인투표마저 부결될 경우 영국이 아무런 협정을 맺지 못하고 EU를 탈퇴하는 이른바 '노 딜' 브렉시트가 발생할 수 있다.
![노동당 제러미?코빈 대표는 조기총선이 열리지 않는다면 "국민투표 캠페인 옵션을 포함한 모든 안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 연합뉴스]](/news/data/20190117/p179565846649617_885.jpg)
메이 총리가 대화를 제의하자 노동당과 자유민주당은 전제조건으로 정부가 '노 딜' 브렉시트를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수당과 노동당에 이어 제3당인 스코틀랜드국민당(SNP) 역시 정부가 브렉시트 연기 및 제2 국민투표 개최를 옵션 중 하나로 검토해야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정부 불신임안 부결로 브렉시트 제2 국민투표 방안이 힘을 얻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노동당은 지난해 연례 전당대회에서 브렉시트 전략과 관련해 우선 조기총선을 추진하되 이것이 불가능할 경우 제2 국민투표를 비롯한 모든 옵션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확정했다.
노동당 제러미 코빈 대표도 조기총선이 열리지 않는다면 "국민투표 캠페인 옵션을 포함한 모든 안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제3당인 스코틀랜드국민당(SNP·35석과) 4당인 자유민주당(11석)은 이미 '노 딜' 브렉시트 위험을 막기 위해 브렉시트 제2 국민투표를 열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기사회생으로 총리직을 유지하게 된 메이 총리는 '플랜 B'로 브렉시트 합의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각 당 대표를 만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재 야당 대표들은 제 2국민투표를 통한 브렉시트 무산을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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