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 강한결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현행 2.25~2.50%인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특히 올해 금리 인상이 없을 것임을 예고했다.
연준은 20일(현지시간)까지 이틀간 통화정책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어 11명 만장일치로 통화정책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를 동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FFR은 미 정책금리로서 각종 금융 거래에서 준거 금리로 활용된다.
연준은 또 통화정책 정상화의 일환으로 진행 중인 보유자산 축소와 관련, 5월부터 규모를 줄여 9월에 종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롬 파월 연준의장. [사진=AP/연합뉴스]](/news/data/20190321/p179565878175846_407.jpg)
보유자산 축소란 연준이 보유한 채권을 매각해 시중의 달러화를 회수하는 정책을 말한다. 중앙은행이 채권을 사들이면서 돈을 풀어 시중에 풍부한 유동성을 공급하는 이른바 '양적 완화'(QE)의 정반대 개념이다.
이번 결정은 미국 경기둔화 조짐과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조처로 풀이된다.
연준은 최근 지표들은 1분기 가계지출과 기업 고정투자의 증가세가 둔화한 것을 가리킨다고 지적했다. 또 12개월 기준으로 전반적인 인플레이션은 감소했으며 이는 낮은 에너지 가격에 기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준은 지난 1월 회의에서도 기준금리를 동결한 바 있다.
연준이 올해 더 이상의 금리인상에 나서지 않을 뜻을 내비침에 따라 한국은행도 당분간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준이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하면서 한국은행 기준금리와의 격차는 상단 기준 0.75%포인트를 유지하게 됐다. 한은은 지난달 28일 금융통화위원회를 개최하고 만장일치로 기존 1.75%인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 = 연합뉴스]](/news/data/20190321/p179565878175846_333.jpg)
이주열 한은 총재는 연준의 금리동결 결정에 대해 "시장 예상보다 조금 더 완화적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며 "시장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을 비춰보면 시장 예상보다는 조금 더 비둘기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우리나라와 미국의 금리 차이가 0.75%포인트에서 더 벌어질 가능성이 사실상 해소돼 한국 입장에서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연준이 (한은이) 통화 정책을 결정할 약간의 운신의 폭을 넓혀줬지만, 브렉시트, 유로존 경기, 미-중 무역협상과 그에 따른 경기 흐름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피력했다.
현재 상황을 놓고 봤을 때, 한은이 올해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해보인다. 지난해 한·미 금리차 확대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 인상에 적극적이지 못했던 것은 물가상승률 등 국내 경제지표가 이를 뒷받침할 만큼의 명분이 없었기 때문인데 올해 들어 경제지표는 더욱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취업자 수 증가폭은 1만9000명에 그친 반면 실업자 수는 122만4000명으로 19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1500조원을 돌파한 가계부채는 올해 들어서도 증가세를 지속하며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금리인상 4개월 만에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인하를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미 연준의 행보와 이 총재의 발언을 종합해보면, 한은은 당분간 시간적 여유를 두고 천천히 금리 변화를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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