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분석] 은행 주말영업 등 편의성↑…소비자 보호는 '아직'

강한결 / 기사승인 : 2019-04-19 10: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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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경제 강한결 기자] 직장인이 은행 업무를 보는 것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통상적으로 은행은 오전 9시에 열어 오후 4시에 마감하는데, 일과 시간 중에는 은행 방문이 쉽지 않다. 점심시간을 이용하려 해도 점포에는 직장인들이 잔뜩 번호표 뽑고 기다리고 있기 일쑤다. 결과적으로 은행 업무를 위해 반차를 쓰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앞으로는 저녁 시간대나 주말에 영업하는 은행 탄력점포가 늘어나 직장인들의 은행 이용이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소비자 간담회를 열고 탄력점포 확대 등의 내용을 담은 '금융소비자 보호 종합방안'을 공개했다. 금융위는 현장에서 업무 관행·서비스를 개선한다는 목표 아래 소비자와 금융회사, 금융당국, 보호 인프라 등 4대 분야를 중심으로 세부과제를 마련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번 방안은 주로 현장에서의 업무 관행이나 서비스를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마련했다"고 했다.


[사진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금융위는 탄력 점포 수를 작년 말 기준 전국 733곳에서 올해 내에 986곳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금융기관 지점에 가기 전에 미리 예약해둘 수 있거나 스마트폰 등으로 '모바일 번호표'를 뽑을 수 있는 점포도 늘어난다. 작년 말 4052곳에서 연내엔 300곳 정도 늘어나는 것으로 예정돼 있다.


또한 금융기관 접근성이 낮은 노인·장애인 등을 위해 주민센터(동사무소)를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잘 안 쓰는 은행·보험 계좌에서 잠자는 돈(휴면 재산)을 지자체 사회복지 공무원 등의 신청으로 신청인 계좌에 넣어주는 방안을 행정안전부와 협의하기로 했다.


일반 소비자의 소소한 불편을 덜어주는 방안도 추진된다. 소비자들이 느끼기에 어려운 금융상품 안내는 친절하고 알기 쉽게 표현된다. 어려운 문장이나 용어를 쉽게 바꾸고 그림이나 표, 질의응답(Q&A) 방식을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소비자 이해를 돕기 위해 상품설명서를 만화로 그려주는 방안도 추진된다. 전화로 금융 상품 가입을 권유할 때 '업계 최저' '무조건' 같은 과장된 표현을 못 쓰도록 하고, 소비자에게 불리한 내용을 갑자기 빠르게 말하는 관행을 개선하는 내용 등의 가이드라인도 만들어진다.


시민단체들은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금융소비자 보호 종합방안에 대해 현 시점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을 담았다면서,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회장은 "법 개정 없이 당장 추진할 수 있는 금융소비자 보호 제도에 대한 혁신방안이 포함됐다"며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소비자단체, 금융 관련 연구원의 의견을 모아 개선안을 만든 것을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금융소비자 보호 종합방안'에 대해 좋지 못한 시선을 보이기도 했다. 소비자 보호를 명목으로 지나치게 세부적인 과제를 나열하다 보니 또 다른 규제가 생겼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또한 금융소비자 보호 관련 어젠다가 보이지 않는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장은 "금융위가 금융소비자 보호에 대한 어젠다를 던지지 않고 세부적인 대책만 발표한 것은 당국의 역할에 걸맞지 않다"며 "새로운 내용 없이 기존에 논의된 내용이 대부분인 점도 아쉽다"고 말했다.


결국 근본적인 해결책을 위해서는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이 조속히 제정되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금소법 제정은 꽤 오래된 이슈다. 2008년 금융위기가 발생하자 금융소비자 보호가 세계적인 이슈로 떠올랐다. 문재인 정부 이전에도 정부는 계속해서 금소법 제정을 추진했다. 하지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표류 중이다. 현재 금소법 관련법은 정부안과 의원 발의안을 합쳐 모두 5건이 국회 정무위에 묶여 있다.


이제는 국회가 금소법 제정을 위해 나서야 할 때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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