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 오철민 기자] 공정위가 하도급법 위반 누적 벌점이 10점이 넘는 한화시스템에 대한 영업 정지 및 입찰 참가 자격 제한을 관계 기관에게 요청한다.
23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한화시스템은 최근 3년간 하도급법 위반에 따른 누산 점수(누적 벌점)가 10.75점으로, 하도급 법령에서 정하고 있는 영업 정지 요청 기준(10점)과 입찰 참가 자격 제한 요청 기준(5점)을 넘었다.
누산 점수는 특정 기업에게 최근 3년간 부과된 벌점 총계에서 경감 기준에 따라 벌점을 공제한 후 남은 점수를 말한다.
![성경제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거래정책과장이 2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에서 한화시스템에 대해 영업정지·입찰참가 자격 제한 조치를 관계 기관에 요청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news/data/20190724/p179565944647216_547.jpg)
현행 하도급법령은 공정위가 하도급법을 위반한 기업에게 제재 조치 유형별로 일정한 벌점을 부과하고, 누산 점수가 10점이 넘으면 ‘영업 정지’ 조치를, 5점이 넘으면 ‘공공 입찰 참가 제한’을 관계 기관에게 요청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벌점은 제재조치 유형별로 차등적으로 부과된다. 경고는 0.5점, 시정명령은 2점, 과징금은 2.5점, 고발은 3점 등이다. 다만 기술유용 및 보복 행위의 경우는 이보다 가중돼 과징금 2.6점, 고발 5.1점을 매긴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한화시스템에 대해 건설업 영업정지는 국토교통부에, 공공입찰 제한은 조달청이나 방위사업청 등 관련 기관에 요청하게 된다.
본래 한화시스템이 벌점을 받은 건 아니다. 방산·ICT기업인 한화시스템은 옛 한화S&C가 회사분할과 인수합병 등을 거쳐 지금의 조직이 됐는데, 한화S&C 시절 벌점 때문에 제재를 받게 됐다.
![한화시스템 하도급법 위반 벌점 내역 [출처= 공정거래위원회]](/news/data/20190724/p179565944647216_883.png)
한화S&C는 2017년 7월 20일 시정조치를 받으면서 최근 3년간 부과받은 벌점 총계가 11.75점이 됐다. 그런데 그해 10월 하도급법 위반 사업 부문이 분할돼 신설 법인에 이전됐고 지난해 8월 이 신설법인을 한화시스템이 흡수하면서 누적 벌점이 승계됐다.
다만, 한화시스템은 하도급법 특별교육 이수 등으로 1점을 경감받아 최종 벌점은 10.75점이 됐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는 하도급법 위반에 따른 벌점 제도를 통해 영업 정지 및 입찰 참가 자격 제한을 요청하는 것으로, 향후 하도급법 위반 행위의 억지 효과를 높이는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화시스템에 대한 실제 영업정지나 입찰제한 등이 곧바로 이어지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이와 같은 조치를 받은 대우조선해양과 GS건설이 법원에 행정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내 법원에서 본안 판결이 날 때까지 효력을 정지하는 결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한화시스템에 대한 영업정지나 입찰제한 등은 수년 뒤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의결서를 수령하면 내용을 검토해서 소송 등 법적 대응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000년 1월에 설립된 한화시스템은 한화 기업집단 소속으로, 정보통신공사업, 소프트웨어개발업, 전기공사업, 건설업 등을 하는 기업이다. 2018년 말 현재 자산총계는 1조8998억원이고 지난해 전체 매출액은 1조1214억원이었다.
한화시스템이 옛 한화S&C로부터 승계받은 벌점 내역을 보면, 2014년 11월 대금 미지급과 서면 미발급에 따른 시정명령으로 각각 2점씩, 2016년 1월 어음대체결제 수수료 미지급에 따른 경고로 0.25점, 2017년 7월 자연이자 미지급, 부당한 특약, 서면교부의무 위반에 따른 과징금으로 각각 2.5점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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