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 강원·동해안 지역 태풍급 '양간지풍' 예상..."대형산불 중대한 고비"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2-04-08 00:47:26
  • -
  • +
  • 인쇄
행안부, 산불대비 긴급점검회의...8일 강원산지등 강풍예비특보

이번 주말(9∼10일) 강원 동해안 지역에 태풍과 맞먹는 양간지풍이 예상되자 산불 대비 태세 긴급점검회의를 열었다.

행안부는 현재 강원·경북 등에 건조주의보가 발효된 가운데 이번주 주말에 강원 동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양간지풍이 예고되자 산림청, 기상청, 소방청 등 관계부처와 강원·경북 등 대형산불 위험성이 높은 지자체가 참석한 가운데 긴급점검회의를 개최했다고 7일 밝혔다.
 

▲ 동해안 대형산불 주범인 '양간지풍' 발생 구조. [행정안전부 제공]

양간지풍(襄杆之風)은 봄철 강원도 양양과 고성 간, 양양과 강릉 사이에 부는 빠르고 고온건조한 강풍으로, 순간최대풍속은 태풍과 맞먹는 초속 20∼30m(시속 72∼108km)에 달한다.

양간지풍은 봄철 ‘남고북서’(남쪽 고기압·북쪽 저기압) 형태의 기압 배치에서 서풍 기류가 형성될 때 자주 발생한다. 양간지풍은 산불 확산 속도를 올리는 것은 물론, 불똥이 날아가 새로운 산불을 만드는 ‘비화’(飛火) 현상도 일으킨다.

국립기상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상층 대기가 불안정한 역전층이 강하게 형성될수록, 경사가 심할수록, 공기가 차가워지는 야간일수록 양간지품은 강해진다.

▲ 주말 영동지방 강풍 예상도. [행정안전부 제공]

이날 정부세종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서 개최된 행안부 회의에서는 이번 주말 양간지풍 등 기상예보를 공유하고, 산불 예방·대비를 위한 산림청과 각 지자체의 중점 추진대책을 보고받은 후 기관별 협조 사항 등을 논의했다.

회의를 주재한 임현우 행정안전부 사회재난대응정책관은 “이번주가 봄철 대형산불 예방의 중대 고비이므로 관계기관들이 산불 예방 홍보, 불법행위 적발·엄단 등 산불 대비 태세에 비장한 각오로 임해 주길 바란다”며, “국민께서도 소중한 인명·재산피해 방지를 위해 산불 예방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양간지품의 역대 사례를 보면 1996년 고성에서 초속 27m, 2005년 양양에서 초속 32m의 강풍이 불어닥쳤고, 2019년 고성에선 초속 35.6m의 양간지풍이 관측된 바 있다.

▲ 기상청은 현재 강원 경상도 지역을 중심으로 발효된 건조조의보에다 8일 저녁으로 강원산지와 정선평지에 강풍 예비특보를 7일 오후 추가 발표했다. [출처=기상청 날씨누리]

양간지풍은 봄철 동해안 대형산불 확산의 주범으로 꼽힌다. 당장 지난달 초 동해안 산불의 확산도 양간지풍이 주된 요인으로 지목됐다. 울진삼척 산불의 큰 고비였던 지난달 5일 오전 4∼6시 사이 울진 온정면과 삼척 원덕읍 월천리 일대에는 각각 초속 21.5m와 초속 15.2m의 강풍이 몰아쳤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지난달 경북 울진과 강원 강릉·동해·삼척 등 동해안에서 발생한 산불 피해액은 2261억원으로 집계됐다.

주택 322동, 농기계 1899대, 농·어업시설 393곳 등의 사유 시설, 마을 상수도, 소각장 등 공공시설 82곳이 소실되는 피해를 입었다. 정부의 수정 발표 자료를 보면, 피해 면적은 2만523ha가 불탔다.

서울 면적(6만500ha)의 3분의 1(33.9%)에 해당하는 광범위한 산림이 피해를 봤다. 피해 면적은 산불 통계를 집계한 1986년 이후 2000년의 동해안 산불(2만3794ha)에 이어 2번째로 큰 수준이다.

올해 들어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며 지난해의 1.8배인 304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피해 면적은 2만2236ha에 달한다.

기상청은 8일 저녁 강원산지와 정선평지에 강풍예비특보를 7일 오후 발표했다. 산불 예방에 모두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류수근 기자
류수근 기자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최신기사

1

강원랜드, 세계 최초 AI 기반 ‘카운트룸 자동화 로봇시스템’ 본격 가동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강원랜드(대표이사직무대행 최철규)는 지난 9월부터 세계 최초로 AI와 로봇 기술을 결합한 ‘카지노 카운트룸 자동화 로봇시스템’을 도입해 2개월의 안정화 과정을 거쳐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고 7일 밝혔다.이번 시스템은 슬롯머신과 게임 테이블에서 수거된 현금을 로봇이 자동 회수해 이송·계수·검사·포장까지 수행하는 첨단 설비다. 이를 통해

2

한국마사회, 자체 개발 DNA 검사기술로 말산업 경쟁력 강화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한국마사회(회장 정기환) 도핑검사소는 전라남도교육청 순천만생태문화교육원에서 열린 ‘2025년 대한수의학회 추계국제학술대회’ 한국말수의사회 심포지엄(Symposium 16)에서 경주마 친자감정 검사법 최적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7일 밝혔다.이번 연구는 경주마 혈통 관리의 과학적 신뢰도 제고와 해외 상용기술 의존 탈피, 그리고 국내

3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훈훈한 결혼식 지원… 10년째 ‘제주와의 상생 약속’ 이어가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저소득층과 다문화 부부를 위해 결혼식 지원 사업에 나서며 ‘제주와의 상생’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7일 업계에 따르면 호텔신라가 운영하는 제주신라호텔은 최근 서귀포시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인 ‘사랑의 결혼식’에 참여해,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부부 두 쌍에게 숙박과 식사, 축하 케이크 등을 지원

HEADLINE

더보기

트렌드경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