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회장 경영권 방어" 영풍, 고려아연 미국 제련소 JV 소식에 반발

박제성 기자 / 기사승인 : 2025-12-15 09:4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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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자 배정 유증에 '아연 주권 포기·주주가치 훼손'주장
"미국 투자 명분 내세웠지만 사실상 본사 지분 이전 구조"
고려아연 "왜곡 주장…법적 문제 없어"반박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고려아연이 미국에 약 10조원 규모의 아연 제련소 건설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최대주주 영풍이 해당 투자 방식에 대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무리한 결정"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영풍은 15일 입장문에서 최 회장의 개인적 경영 시도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사진=각 사]

 

영풍 관계자는 “이번 미국 제련소 투자와 제3자 배정 유상증자(유증)의 투자 구조는 대한민국의 핵심 전략 자산인 ‘아연 주권’을 포기하면서까지 최 회장의 개인적 경영권을 방어하려는 시도”라며 “국익과 주주가치를 동시에 훼손할 우려가 크다”라고 반발했다.

 

고려아연은 이날 이사회를 열어 미국 내 아연 제련소 투자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투자 계획안으로는 고려아연이 미국 측과 약 3조원 규모의 합작법인(JV)을 설립하고 난 뒤 JV가 고려아연 본사에 대해 제3자배정 유증를 통해 3조원을 출자해 약 10%의 지분을 확보하는 구조가 담겼다. 

 

아울러 미국 현지 제련소 건설을 위해 차입하는 7조원 규모의 자금에 대해서는 고려아연이 전액 연대보증을 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영풍은 “정상적인 사업 구조라면 투자자는 미국 현지 제련소를 담당하는 프로젝트 법인에 직접 지분 투자하는 것이 상식”이라며 “굳이 고려아연 본사 지분을 취득하는 방식은 사업 목적보다는 경영권 구조를 방어하기 위한 기형적 설계”라고 지적했다.

 

특히 영풍은 “미국 정부나 관련 기관이 해외 민간 기업에 대해 JV를 통해 모회사 지분을 우회 취득하는 사례는 전례를 찾기 어렵다”라며 “미국 정부를 ‘방패막이’로 활용해 경영권 방어에 나서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심을 살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영풍은 이번 거래가 이사회 차원의 배임 소지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영풍 측은 “고려아연이 10조원에 달하는 투자 리스크(위험)를 사실상 전적으로 부담하면서도 정작 본사 지분 10%를 외부에 내주는 구조는 개정 상법이 규정한 이사의 총주주 충실 의무에 정면으로 배치될 소지가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년이 소요되는 대규모 공장 건설을 앞두고 지금 시점에 급박하게 지분 희석을 감수해야 할 경영상 필요성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영풍 측은 이번 고려아연 투자 계획안에 대해 국내 산업 기반 약화 우려도 제기했다. 

 

미국 제련소의 생산 능력이 울산 온산제련소에 필적할 경우, 그동안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던 물량이 미국 현지 생산으로 대체돼 사실상 ‘국산 아연 수출 종말’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이다. 

 

여기에 수십 년간 축적된 고려아연의 핵심 제련 기술이 합작(JV) 형태로 해외로 이전되는 점 역시 문제로 꼽았다.

 

영풍 관계자는 “이처럼 중대한 사안을 임시 이사회에서 서둘러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시간을 두고 사업성, 재무적 타당성, 국익 영향을 철저히 검증한 뒤 주주와 국가 경제에 제일 나은 선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즉각 반박 입장을 내고 “영풍과 MBK가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은 채 왜곡과 짜깁기로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며 “적대적 M&A(인수합병)를 정당화하기 위해 억지 의혹을 반복 제기하는 행태”라고 맞섰다.

 

고려아연은 “모든 투자 결정은 현행 법규와 내부 규정에 따라 적법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위법 사항은 전혀 없다”며 “재무적 목적에 따른 금융 투자는 일반적인 자산 운용 활동”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고려아연은 이날 미국 제련소 투자 및 제3자배정 유증 안건을 이사회에서 논의를 거친 뒤 향후 결정 결과에 따라 국내외 산업·자본 시장에 미칠 파장도 적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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