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절반 이상 “이사 충실의무 확대시 M&A계획 재검토·철회”

정진성 기자 / 기사승인 : 2024-06-12 12:00:02

[메가경제=정진성 기자] 최근 밸류업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상법상 이사가 '회사를 위해' 충실히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충실의무 규정을 ‘주주의 비례적 이익’까지 확대하자는 상법 개정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러한 법 개정이 국내 상장사들의 M&A 추진 등 기업 경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 인포그래픽=대한상공회의소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최태원)가 국내 상장기업 153개사(코스피 75개사·코스닥 78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상법상 이사의 충실의무가 확대되면 ‘M&A계획 재검토’하겠다(44.4%)거나, ‘철회·취소’(8.5%)하겠다는 기업이 절반 이상(52.9%)에 달해 기업 M&A 추진계획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응답기업의 66.1%가 상법 개정시 해당 기업은 물론 국내기업 전체의 M&A 모멘텀을 저해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기업들은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로 이사의 책임이 가중될 것을 우려하고 있었다. 

 

제도가 도입되면 ‘주주대표소송과 배임죄 처벌 등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61.3%에 달했다. 현재 형법상 배임죄 등의 기준이 모호한 상황에서 이사의 책임까지 가중되면 장기적 관점의 모험투자 등을 꺼리게 돼 오히려 밸류업을 저해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응답기업의 84.9%는 배임죄 기준이 불명확하다고 응답했으며, 24.8%는 최근 5년간 불명확한 배임죄 기준 때문에 의사결정에 애로를 겪은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연간 업무상 배임죄 신고건수는 2022년 2177건 등 해마다 2000건 내외로 발생했으며, 기업인들은 최선의 결정을 내려도 이후 결과가 좋지 않으면 형사처벌을 받게 될 우려가 있다.

 

이외에도 ‘회사와 주주의 이익 구분 불가’(61.3%), ‘주주간 이견시 의사결정 어려움’(59.7%) 등 실무적 혼선을 우려하는 기업도 많았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주주 중에는 지배주주도 포함되고, 비지배주주간에도 서로 의견이 다를 수 있는데 이런 문제들을 어떻게 정리할지 의문”이라며 “면밀한 검토 없이 도입하면 M&A나 신규투자는 위축시키고 경영의 불확실성만 가중하는 결과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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