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와 오리온홀딩스가 임직원 평균 연봉이 높은 이유는?

이석호 / 기사승인 : 2021-04-01 13: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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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가 연봉 비중 높은 '지주사'...통계의 착시
씨젠, 임원·직원 각각 연봉 인상율 가장 높아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지난해 임직원 연봉이 높은 회사 1, 2위는 CJ와 오리온홀딩스로 지난 2019년과 서로 자리를 맞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소장 오일선)에 따르면, 지난해 임직원 1인당 연간 평균 급여액(연봉) 1위 회사는 CJ그룹 지주사인 CJ로 4억 9407만 원을 기록했다. 2위인 오리온홀딩스는 2억 2380만 원으로 조사됐다.

2019년에는 오리온홀딩스가 4억 4783만 원으로 1위에 올랐으며, CJ는 3억 7198만 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번 조사에서 연봉은 해당 그룹별 인건비 총액을 전체 고용 인원으로 나눈 값으로 계산했다. 

 

▲ CJ·오리온 CI

 


한국CXO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지주사인 CJ와 오리온홀딩스 임직원 연봉이 높은 이유는 미등기임원으로 재직 중인 오너일가의 연봉 비중이 높았기 때문이다.

CJ가 공시한 사업보고서에는 지난해 임직원 53명에게 연간급여 총액으로 261억 8600만 원을 지급한 것으로 기재됐다. 1인당 평균 급여액은 5억 원에 가까웠다.

특히, 미등기임원 20명에게 208억 3900만 원을 지급해 1인당 평균 10억 4200만 원을 받아간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이번 조사 대상 기업 중 가장 높았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오너일가에서 CJ에 미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려놓고 있어 나타나는 통계의 착시현상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지난해 CJ에서 급여 29억 8100만 원과 상여 37억 3600만 원을 챙겨 총 67억 1700만 원의 보수를 받아갔다. 이는 CJ가 지난해 임직원들에게 지급한 급여총액의 25.7%에 해당된다.

여기에 이 회장의 누나 이미경 부회장과 아내 김희재 부사장도 미등기임원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어 실제 오너일가에게 지급된 보수는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회장의 외삼촌인 손경식 회장도 대표이사로 등기임원에 올라 있다.

임원을 제외한 부장급 이하 일반 직원 평균 연봉을 따로 산출하면 1인당 1억 6203만 원으로 집계됐다.

2위에 오른 오리온홀딩스도 오너일가의 연봉 비중이 높아 임직원 평균 임금을 끌어올렸다.

오리온홀딩스는 지난해 임직원 10명에게 연간 32억 3800만 원의 보수총액을 지급해 1인당 평균 연봉이 3억 2400만 원으로 국내 기업 가운데 두 번째로 높았다.

이 회사에는 오너 부부인 담철곤 회장과 이화경 부회장이 미등기임원으로 재직 중이다. 이들 부부에게 지난해 지급된 급여는 각각 담 회장 14억 2200만 원, 이 부회장 11억 500만 원으로 총 25억 2700만 원 가량이다.

이는 회사가 임직원에게 지급한 보수총액의 78%에 달해 사실상 담 회장 부부가 회사 급여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 씨젠 CI


한편, 이번 조사에서 지난해 미등기임원 연봉 순위는 1위 CJ(10억 4195만 원), 2위 메리츠증권(9억 461만 원), 3위 에이티넘인베스트(7억 9833만 원), 4위 엔씨소프트(7억 9357만 원), 5위 삼성전자(7억 4343만 원) 등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일반 직원을 대상으로 지난해 연봉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곳은 씨젠으로 조사됐다. 2019년 1인당 평균 5800만 원 정도에서 지난해 1억 264만 원으로 무려 77.5%나 연봉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씨젠은 임원 연봉도 2019년 1억 5969억 원에서 지난해 3억 9709만 원으로 상승률이 148.7%에 달해 조사 대상 기업 중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일부 오너들은 등기임원직을 내려놓아 법적 책임은 따로 지지 않으면서도 고액 보수를 받아가는 행태가 여전하다”며 “ESG를 강조하는 최근 오너가의 급여 수준이 적절한 수준인지에 대한 기준을 좀 더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임직원 임금이 지속적으로 높아지면 장기적으로 인건비가 증가해 회사 경쟁력은 전보다 떨어지고 중소기업 간 보수 격차도 커져 인재 이탈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며 “코로나 이후 임금 상승에 따른 부담감으로 자동화 시스템 도입 등을 더욱 가속화해 고용은 크게 늘지 않고 임금만 올라가는 고임금 저고용 구조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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