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그룹, 신사업 발굴 M&A 본격화 전망

송현섭 / 기사승인 : 2023-09-12 14:3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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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중심 사업모델 탈피하기 위해서라도 불가피해
금산분리 완화시 비금융 신사업 추진 봇물 터질 듯

[메가경제=송현섭 기자] 주요 금융그룹이 미래 신사업 발굴과 기존 은행 중심의 사업모델 탈피를 위해 M&A(인수합병)를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그룹은 비은행 사업 강화와 신사업 진출을 위해 대규모 M&A를 추진 중이거나 앞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하나금융지주는 KDB생명 실사작업을 마친 뒤 인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인데 최종 인수가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주요 금융그룹이 미래 신사업 발굴과 기존 은행 중심의 사업모델 탈피를 위해 M&A(인수합병)를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내 전경 [사진=연합뉴스]

 

만약 실사 결과에서 문제가 없다면 하나금융지주는 산업은행과 SPA(주식매매계약)를 맺게 되는데 이 과정에 인수가격 협상도 병행된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인수가격은 구주매출 2000억원에 경영 정상화를 위한 유상증자 자금 명목의 3000억원이상 등 최소 5000억원대로 추산된다.

반면 산업은행과 KDB생명이 올해 들어 자본을 대거 확충한 부분을 가격에 반영할 경우 하나금융지주에서 아예 거래를 중단할 가능성도 있다. 구속력 없는 LOI(투자의향서)만 제출한 데다가 인수에 따르는 위험부담이 크다고 판단되면 굳이 손실을 무릅쓸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함영주 회장이 지적하듯 하나금융그룹에서 생명보험 부분이 취약하나 그간 매물로 나왔거나 나올 수 있는 금융사도 많아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다만 이번 거래의 성사 여부는 산업은행의 워크아웃 종료 기업 매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급변하는 금융사 경영환경을 고려할 때 주요 금융그룹의 경영전략과 사업 포트폴리오 재구성을 위해서라도 M&A시장은 활성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금융권은 시중은행 중심 금융그룹과 보험·증권 위주의 소수 대그룹 계열로 나뉘어 있다”며 “주요 금융그룹은 보험·증권 등 비은행 사업을 M&A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형 시중은행 중심의 기존 사업을 그대로 끌고 가는 것은 비대면·디지털·모바일화 등 변화된 금융사 경영환경에 비춰 잠재적 위험부담이 크다”며 “주력과 보조를 맞출 신사업에서 성장동력을 찾아야 하는데 각종 규제에 얽매여 해결책이 많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우리금융그룹의 경우 주력계열사인 우리은행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데 올해 3월 취임 직후 임종룡 회장은 비은행 금융사 인수를 통한 계열사 편입방침을 시사했다. 최근 시장에 나오고 있는 보험사 매물들보다는 증권사 인수를 고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공적자금 회수를 위한 매각의 잇따른 실패 뒤 지주체제를 구축해 독자 생존에 나선 우리금융그룹은 은행 부문 경쟁력과 달리 나머지 계열사의 비중이 약한 것으로 평가된다. 우여곡절 끝에 2014년 농협금융지주로 매각된 NH투자증권(옛 우리투자증권)이 아쉬운 대목이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들어 기업금융 명가 회복을 선언했으나 우리금융은 자본력에서 다소 밀리는 은행 부문 외에 다른 업역에서 사업역량이 뒤떨어진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또 “은행과 보조를 맞출 계열사 규모도 모두 적어 금융시장과 연계된 새로운 사업기회 발굴에 뒤지고 과감한 투자도 이뤄지지 못한다는 평이 많다”고 지적했다.

KB금융그룹의 경우 은행·보험·증권 등 모든 금융 업역에서 안정적인 시장점유율과 계열사 사이의 시너지 효과를 내기 알맞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는 시장의 평가를 받는다. 더욱이 시범 사업으로 지정된 이래 알뜰폰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만큼 전통적인 금산분리 체제에서 돋보이는 신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양종희 부회장이 윤종규 회장의 뒤를 이어 차기 회장 후보자로 낙점된 뒤 비금융사 인수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것과 맞물려 추후 금산분리 원칙 완화에 대한 기대도 높다. 다만 8월 발표 예정이던 금융당국의 금산분리 규제 완화조치 지연이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형 인터넷 포털이 은행·보험·증권사를 거느린 금융사로 부상하기까지 전통 금융사들은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아왔다”며 “ICT업계에 허용된 금융업이 전통금융사에게는 역차별의 족쇄가 돼온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금산분리 규제가 철폐되거나 완화되면 생활금융 플랫폼을 앞세워 금융소비자에게 다가가야 할 주요 금융그룹 입장에서 신사업 진출의 호기가 될 수 있다”며 “수십년간 반독점 기조를 중심으로 밀어붙이던 정부의 경제정책 역시 궤도를 수정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한편 신한금융그룹의 경우 진옥동 회장체제 출범 이후 외연 확장 대신 내실 강화를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만큼 M&A를 통한 성장전략을 추구하지는 않겠다는 방침이다. 신한라이프를 마지막으로 대규모 계열사 편입을 통한 사업구조 재편이 이미 끝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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