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실' 문턱 넘기 어렵네... 100대 그룹 여성 회장 4명에 그쳐

주영래 기자 / 기사승인 : 2025-12-10 14:22:37
"임원은 늘었지만 회장은 여전히 남성"… 오너일가 여성, 최고위직 진입 막혀
최고령 여성 회장, 애경 회장 장영신... 모녀 회장은 신세계가 유일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여성 오너일가 비중이 4분의 1을 넘었지만 회장 직함을 단 여성은 여전히 손에 꼽히는 수준에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100대 기업집단 오너일가 233명 중 여성은 59명(25.3%)에 달하지만,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 정유경 신세계 회장,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 구혜원 푸른그룹 회장 등 현직 여성 회장은 4명에 그쳤다. 여성 오너일가의 경영 참여는 확대되고 있으나 ‘최고위직’인 회장까지 오르는 사례는 극히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100대 기업집단 중 여성회장은 4명에 그쳤다. 

국내 자산 기준 100대 기업집단 가운데 오너 체제가 있는 66개 그룹의 오너일가 승진 경로를 전수 조사한 결과, 임원 승진 이후 회장에 오르기까지 평균 17년 11개월이 소요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세대가 내려갈수록 임원 진입은 빨라지고, 사장 승진은 다소 늦어지지만 회장 취임은 더 젊은 나이에 이뤄지는 ‘세대교체 가속’ 흐름도 확인됐다.

리더스인덱스가 현재 경영에 참여 중인 오너일가 임원 233명의 이력을 분석한 결과 2세는 임원에서 회장까지 평균 18년 5개월, 3세는 17년 11개월, 4세는 12년 7개월이 걸렸다. 오너일가 전체 기준 평균 입사 연령은 29.4세, 임원 승진 34.9세, 사장 승진 42.7세, 회장 선임 50.6세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28명은 입사와 동시에 임원 직함을 부여받았고, 이 중 다수가 이사·상무급 이상으로 출발한 것으로 조사됐다.

세대별로 보면 2세대는 평균 28.2세에 입사해 5년 5개월 뒤 임원(33.6세)에 올랐고, 3·4세대는 29.2세 입사 후 5년 2개월 만에 임원(34.4세)에 진입했다. 반면 임원에서 사장까지 걸리는 기간은 2세대 6년 4개월, 3세대 8년 5개월, 4세대 8년 8개월로 오히려 늘어났다. 입사·임원 단계까지는 속도가 빨라졌지만, 최고경영자급으로의 검증·조정 기간은 길어진 셈이다.

회장 선임 시점만 놓고 보면 세대교체 속도는 더 뚜렷하다. 2세 회장의 평균 취임 연령은 52.6세였으나 3세는 49.1세, 4세는 46세로 낮아졌다. 현직 회장 75명 가운데 가장 빠르게 회장에 오른 인물은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으로, 43세에 입사해 1년 11개월 만에 회장 자리에 올랐다.

반대로 승진 기간이 가장 길었던 인물은 신동원 농심그룹 회장으로 21세에 입사해 42년 2개월 만에 회장에 올랐다. 이어 신동윤 율촌화학 회장(40년 7개월),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37년 6개월),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34년 11개월), 이건영 유니온 회장(34년 2개월) 순으로 승진 기간이 길었다.

5대 그룹만 놓고 보면 선대 회장의 유고로 조기 승계한 사례를 제외할 경우 회장 승진까지 20년 이상이 소요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3세 입사 후 31년 4개월 만에 회장에 올랐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24세 입사 후 27년 만에 회장에 취임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33세 입사 후 23년 2개월,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선 뒤 약 12년 만에 회장에 올랐으며,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7년 7개월 만에 회장에 올라 상대적으로 승진 속도가 빨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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