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자부, "우리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
[메가경제=신승민 기자] 전 세계 원유 공급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중동 지역의 분쟁이 심화되면서, 국제 경제와 국내 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제유가는 5% 이상 급등했으며, 정부는 이에 대한 대비책 마련에 나섰다.
3일(현지시간) CNBC 보도에 따르면, 미국 원유 가격은 약 5% 오르며 3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는 이란의 탄도미사일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 시설을 공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다.
이날 1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73.71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3.61달러(5.15%) 상승했으며, 12월분 브렌트유는 3.72달러(5.03%) 상승해 배럴당 77.62달러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오전 기자들의 "이란 석유시설 공격을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논의 중"이라고 답변해 국제사회의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클라우디오 갈림베르티 라이스타드에너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동에서 전투가 격화하면서 원유 공급 차질 위험이 커지고 있지만, OPEC+는 대량의 비축유를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니얼 갈리 TD증권 수석 상품 전략가는 "전 세계 석유 여유분 생산 능력이 중동, 특히 걸프만 국가에 집중돼 있어 전쟁이 확산될 경우 원유 수급에 큰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 시설을 타격할 경우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경제적 타격 뿐만 아니라 국내로 수입되는 원유의 공급망이 불안정해질 우려도 커지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원유 수입에서 중동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석유정보망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의 원유 수입 중 중동산 비중은 67.9%에 달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러시아산 원유 수입이 제한되며 증가한 수치다.
정부는 중동 정세 악화가 초래할 상황에 대비해 대응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7일 개최한 ‘산업 영향 점검 회의’에 이어, 4일 오전 유관기관 및 업계와 함께 종합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점검 결과 중동 분쟁이 현재까지 석유·가스, 수출입, 공급망 등 우리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현재 석유·가스 국내 도입에 이상은 없으며, 홍해 통과 국내 석유·가스 도입 선박은 대부분 우회항로를 확보한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중동산 의존도가 높은 일부 석유화학 제품은 다른 국가로부터 대체 수입이 가능해 국내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산자부는 향후 전개 양상에 따라 확전 또는 호르무즈 해협 통행 곤란 등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는 만큼 종합상황실을 통해 실시간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대응에 만전을 기한다는 계획이다.
최남호 산자부 2차관은 “중동 상황이 현재보다 악화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철저한 대비와 신속한 대응 체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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