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 김민성 기자] 이맹희 별세 소식에 사람들의 시선이 가장 먼저 쫓아간 곳은 역시 이재현 CJ그룹 회장 쪽이었다.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과 이재현 회장은 계보상 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장남이자 장손자이기 때문이다.
이맹희 전 회장은 고 이병철 회장의 7자녀 중 장남이고 이재현 회장은 이맹희 전 회장의 장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 모두 기구한 생을 보냈거나 보내고 있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이맹희 별세가 특히 눈길을 끌면서 세간의 화제가 되는 첫번째 이유는 그가 삼성가의 비운의 황태자였다는 사실에서 찾아진다.
이맹희 전 회장은 한동안 삼성가의 적통으로서 그룹을 물려받을 것이란 기대를 모아오던 인물이었다. 그러나 결국은 두 단계 아랫동생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의 세습 경쟁에서 밀려나면서 제일제당 관련 기업을 물려받게 됐다. 그리고 제일제당은 이맹희 별세 소식이 전해진 현재 CJ란 이름으로 장남 이재현 회장에 의해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이맹희 별세 오래 전부터 사용돼온 CJ란 이름은 기업들의 영문 이니셜을 이용한 상호 채택 분위기를 타고 2002년 새롭게 탄생했다. 그 이전에 럭키금성이 수십년간 써오던 이름 대신 LG로 이름을 바꿨고, 직물제조를 주업으로 하던 선경그룹은 SK그룹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이맹희 별세 이전부터 CJ를 맡아 이끌어온 이재현 회장도 현재 각종 지병으로 인해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그런 까닭에 아버지의 장례식에서 맏상주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재현 회장은 병상에서 이맹희 별세 소식을 듣고 아들로서 임종하지 못한 것을 한탄했다고 한다.
이재현 회장은 아버지가 동생인 이건희 회장과 재산분할 소송을 벌이다 패소하는 과정과 암으로 투병생활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자신도 이런 저런 혐의로 구속기소돼 개인적으로 불행한 나날을 이어가고 있었다. 이재현 회장은 2013년 2천억원대의 횡령과 배임 탈세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됐으나, 그 과정에서 신장 이식 수술을 받는 등 건강이 악화돼 현재 병원에서 투병생활을 하고 있다. 따라서 이맹희 별세에도 불구하고 그가 건강상의 이유로 상주 역할조차 수행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편 이맹희 전 회장은 14일 오전 중국 베이징의 한 병원에서 암투병을 하던중 사망했다. 이맹희 전 회장은 2012년 폐암 2기 선고를 받고 일본과 중국을 오가며 치료에 전념했으나 최근 암이 전이돼 건강이 더욱 악화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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