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 김민성 기자] 올해 우리나라 수출 증가세가 세계 10대 수출국 중 1위에 올랐다. 19일 세계무역기구(WTO)의 월간 상품수출 통계에 따르면 한국은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3% 늘어나 세계 10대 수출국 중 1위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네덜란드(11.0%), 홍콩(8.5%), 중국(8.3%), 일본(8.2%)이 한국의 뒤를 이었다. 한국은 1분기(14.7%)와 2분기(16.8%)에도 가장 높은 수출 증가율을 보였다.
올 들어 7월까지 한국의 누적 수출 총액은 3280억 달러(370조원)으로 수출액 규모로는 6위에 올랐다. 지난해 4분기 수출 규모 8위에서 두 계단 뛰어오르며 가속도를 붙인 이런 증가세가 이어진다면 3분기에는 한국이 5위 네덜란드를 끌어내리고 세계 5대 수출국 지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7월 세계 주요 70개국의 상품수출 총액은 9조1000억 달러로 전년대비 8.8% 증가했다. 세계 수출은 지난해 4분기 1.9% 증가에 그쳤으나 올 들어 1분기 10.2%, 2분기 7.2%로 늘었고 3분기 들어서는 7월에 9.6%를 기록했다.
지구촌에서 교역 규모가 가장 큰 국가는 미국에서 중국으로 바뀌었다. 중국은 2조2490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2.3% 증가한 반면 미국은 2조2460억 달러로 6.8% 성장에 머물렀다.
WTO는 3분기에도 완만한 교역 회복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WTO의 세계교역전망지표(WTOI)는 8월 기준 102.6으로 2011년 4월 이후 76개월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WTO는 세계 각국의 경제활동이 회복세로 접어들면서 수출 주문 물량이 예상외로 늘어나는 추세라고 분석하고 3분기 교역량 증가를 예상하고 있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한국의 수출의 크게 늘어난 요인으로 글로벌 제조업 경기 회복과 주력품목 단가 상승, 수출물량 증가, 주력품목 고부가가치화 등을 꼽았다. 하반기에는 미국 연방준비이사회의 자산매입 축소,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으로 증가폭은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이 수출 증가폭에서 세계 10대 수출국 중 1위에 오르고 3분기에는 세계 5대 수출국 진입 전망까지 나오고 있지만 수출 신장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면밀한 분석과 대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한국 수출이 큰 회복세를 보인 지난 6월 보고서 ‘최근 수출동향과 시사점’을 통해 수출 증가의 60%가 가격 상승 효과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수출 물량보다 가격 상승에 영향이 더 크다는 분석이었다. 올해 1~4월 전년 동기 대비 수출 증가율은 16.8%인데 이 중 물량 증가에 따른 부분이 6.8%포인트였고 가격 상승에 따른 요인은 10.1%포인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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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0대 교역국가 순위. [자료출처=산업통상자원부] |
당시 보고서는 올해 하반기에 유가 상승에 따른 가격 상승의 기저효과가 사라지면 수출 증가세도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선진국들의 완화적 통화정책 종료 가능성과 보호무역주의 확산, 주요국의 정치적 리스크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가능성도 하반기 수출에 부정적인 요인들로 꼽았다. 여기에다 최근에는 북한의 잇따른 핵실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로 인한 ‘북한 리스크’도 새로운 변수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경제연구원 백다미 선임연구원은 “수출 회복세를 지속적으로 견인할 수 있도록 시장별 맞춤 전략이 필요하다”며 “통상 역량을 강화하고 대외 불확실성 차단을 통해 수출 경기 회복세를 지속시켜야 하며, 향후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신흥시장에 대한 공략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기존 주력 시장에 대한 공략을 강화하는 동시에 근본적으로 수출 구조 고도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는 방향도 제시했다.
일단 3분기 첫 달인 7월 전세계 수출 증가율(9.6%)를 두 배 상회하는 19.5%를 기록한 한국의 하반기 출발은 좋은 편이다. 전문가들은 지난 2년간 수출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했던 것처럼 고비가 언제 다시 올지 모른다는 점에서 다양한 변수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장기적으로는 수출 구조 고도화에 정책 초점을 맞춰나가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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