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초점] '한국판 CES', 기업에는 부담...논란의 배경은 '서두름'

장찬걸 / 기사승인 : 2019-01-28 18:55:30

[메가경제 장찬걸 기자] 서두르다보면 자칫 일을 그르칠 수 있다. 좋은 결과 못지 않게 절차와 과정이 중요한 이유다. 특히 국가적 행사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한국판 CES'가 시작 전부터 논란에 휩싸였다. 청와대가 기업들에 '한국판 CES' 행사 참석을 갑작스레 요청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부터다.


논란이 지속되자 지난 25일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청와대가 기업들에 '한국판 CES' 행사 참석을 갑작스레 요청했다는 취지의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기업 측에서 먼저 행사 준비에 나선 것"이라며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청와대의 지시로 행사 준비가 시작된 것처럼 보도됐는데, 그렇지 않다"며 "CES에 참가한 국내 기업과 협회, 단체가 CES에서 선보인 기술을 확산시키고 싶다고 생각해 준비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날 한 언론은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 참석한 기업들이 청와대 주도로 이달 29일부터 서울 동대문디지털플라자(DDP)에서 CES 축소판 행사를 연다"며 "청와대가 이 행사 개최 방침을 이번 주 초 갑자기 통보해 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는 취지의 보도를 했다.


김의겸 대변인이 정례브리핑에서 한국판 CES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한국판 CES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김 대변인은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등과 논의해 일반인들도 볼 수 있는 행사를 갖기로 한 것"이라며 "참여 기업들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비용도 주관 기관들이 지원하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기업의 우수한 제품을 널리 홍보하는 성격이 있고, 중요한 화두인 혁신성장과 관련된 행사이기도 하다"며 청와대 역시 이 행사에 관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행사를 기획한 산업부도 순수하게 기업과 소비자를 위해 행사를 기획했으며 기업에 부담을 줄 의도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산업부 설명을 종합하면 이 행사는 지난 8∼11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의 가전·IT 전시회인 CES와 비슷한 형식의 행사다. 한국 내에서 개최하면 기업 홍보에 도움 되고 소비자도 좋아할 것이라는 생각에 CES 폐막 직후 추진했다.


하지만 준비 기간이 최소 수개월 걸리는 일반 전시회와 달리 약 2주만에 행사를 추진하면서 일부 기업이 부담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판 CES'가 기업의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보도 이후 청와대는 신속히 선을 그었지만, 28일 자유한국당은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정부가 졸속 전시행정을 하고 있다"며 강도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기업과 소비자들 모두에게 도움이 되게 하겠다는 좋은 취지에서 시작한 '한국판 CES'가 시작부터 파열음을 내고 있다. 이 논란은 선한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절차와 철저한 사전준비가 선행돼야 한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주고 있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장찬걸
장찬걸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최신기사

1

늘어난 날파리·번쩍이는 빛…망막 이상 신호 '비문증'일 수도
[메가경제=김민준 기자] 눈앞에 검은 점이나 실 같은 물체가 떠다니는 비문증은 노화에 따른 유리체 변화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나, 이전보다 비문이 갑자기 늘거나 빛이 번쩍이는 증상이나 시야 일부가 가려지는 변화가 동반된다면 망막 이상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비문증 자체가 곧 망막박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증상 변화가 망막열공이나 망막박리의 신호

2

세노바메이트 성공 방정식 공유…SK바이오팜, 美 협력망 확대
[메가경제=김민준 기자] SK바이오팜이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의 연구개발부터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현지 상업화까지 이어진 경험을 미국 제약·바이오 업계와 공유했다. 개별 신약의 개발 성과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연구개발과 임상, 규제, 시장 접근 및 상업화에 이르는 전 주기의 경험을 논의하며 글로벌 협력 기회 발굴에 나섰다. 13일

3

건국대병원, CAR-T 치료체계 가동…첨단 세포치료 임상 적용
[메가경제=김민준 기자] 건국대병원이 재발·불응성 혈액암 환자를 대상으로 CAR-T 세포치료제 투여를 시작했다. 환자의 T세포를 유전적으로 변형해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하는 첨단 치료를 실제 임상 현장에 적용하면서 세포 채집부터 치료제 투여, 중증 이상반응 대응까지 이어지는 진료 체계를 마련했다. 13일 건국대병원에 따르면 지난 9월 28일 종양혈

HEADLINE

더보기

트렌드경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