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서울시 복지실험, '포퓰리즘' 예단은 금물

강한결 / 기사승인 : 2019-02-22 17: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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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경제 강한결 기자] '무작위로 선정한 서울의 20대 청년 1600명에게 매달 50만원의 청년수당 지급'


서울시 정책연구기관인 서울연구원이 서울시에 제안한 정책이다. 일종의 '복지실험'인 서울연구원의 제안이 서울시 차원에서 검토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찬반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적지 않은 언론은 박원순 시장이 또 다시 포퓰리즘 정책을 펼지고 있다며 비판을 쏟아냈다.


[사진= 서울시 청년수당 홈페이지 화면 캡처]
[사진= 서울시 청년수당 홈페이지 화면 캡처]

일반 시민 상당수도 서울시의 '청년수당 실험'에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이들은 "국민의 혈세를 '선심성 퍼주기' 정책으로 낭비하는 것"이라며 "오히려 청년들의 마음을 나태하게 해 취업 욕구를 낮출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달 23일 서울연구원과 민간 정책연구소 랩2050(LAB2050)은 국회토론회를 열고 청년 2400명을 대상으로 하는 청년수당 2.0 정책실험을 서울시에 제안했다.


이해선 서울시 복지정책과장은 “2400명의 청년을 3개 그룹으로 나눈 후 1600명은 수당을 각기 다른 방식으로 주고, 800명은 아예 주지 않게 설계해 세 집단의 생활 태도를 관찰해 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실험은 새로운 유형의 정책추진 방식을 택하고 있어 성패를 예측하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부작용과 예산 낭비를 최소화하기 위해 표본집단에 대한 정책실험을 해보고 과학적인 근거를 기반으로 정책적 판단을 내리자는 것이다.

이번 정책실험을 반대하는 이들은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수급자들이 생계나 건전한 자기계발이 아니라 술을 마시거나 유흥을 즐기기 위해 돈을 낭비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을 일반화하는데엔 무리가 따른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적지않은 20대 청년들이 취업난과 경제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게 그 배경이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의 청년실업률은 9.5%로 집계됐으며, 한국의 20대 후반 실업자 비중은 23.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4.4%보다 훨씬 높다. OECD 회원국 중 20대 후반 인구의 실업자 비중이 20%를 넘는 국가로는 한국이 유일하다.


청년수당 정책실험을 제안한 이원재 랩2050 대표는 "20대 청년들이 심리적으로 매우 위축된 상태"라며 "최소한의 복지 제도를 통해 안정감을 회복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청년들이 30살이 되기까지 경제적 불안감으로 독립을 하지 못하면 자녀를 부양해야 되는 기성세대의 부담감도 커진다"며 "20대가 경제적 안정감을 갖게 되면 50대의 경제적 부담도 감소할 것"이라 덧붙였다.


서울 연구원과 랩2050이 제안한 '청년수당 50만원' 정책은 거센 찬반논란을 야기했다. 정책에 대한 우려는 당연히 할 수 있다. 하지만 무작정 '포퓰리즘'이라는 프레임을 통한 반대를 위한 반대는 아무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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