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상용화 시대가 열렸다. 상용화 시대를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세계에서 처음 열었다는 점에서 우리가 느끼는 의미는 더욱 각별하다.
미국 및 일본의 일부 언론이 한사코 한국에 ‘세계 최초’ 타이틀을 부여하지 않으려 억지 부리는 것만 보아도, 의미심장함의 정도를 알 수 있다. 이들 언론은 우리 업체들보다 2시간 늦게, 그것도 불완전한 5G 서비스를 허둥대며 시작한 미국 버라이즌을 세계 최초의 주인공으로 추어올리고 있다. 향후 새롭게 창출될 5G 기반 산업분야에서 한국이 앞서나갈 가능성이 엿보이자 미리부터 견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기술 경쟁국의 언론으로서 기선을 제압당한데 대한 시기심의 발로라는 해석도 가능할 듯하다.
![[그래픽 = 연합뉴스]](/news/data/20190405/p179565880843702_965.jpg)
5G는 일찍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해갈 핵심 기반으로 평가돼왔다. 이 기술의 상용화는 인류의 일상에 획기적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곧 산업 측면에서의 혁신을 예고하는 것이다.
5G는 기존 4G의 20배에 달하는 데이터 이동 속도를 보장한다. 흔히 ‘무겁다’라고 표현되던 거대 용량의 데이터도 순식간에 퍼나르고 내려받는 것이 가능해진다. 데이터를 수신한 다음의 응답 속도 역시 같은 배수로 빨라진다. 이는 우리 생활 속의 사물들이 긴밀히 연결된 상태에서 실시간으로 소통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한마디로 말해 초연결사회가 눈앞의 현실로 다가왔다고 할 수 있다.
가장 큰 기대를 모으는 분야가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등이다. 엄청난 데이터 용량을 빠른 시간에 전송해야 원활한 실행이 가능한 분야들이기 때문이다. 이 기술은 멀리 흩어져 있는 사람들의 입체 영상을 한자리에 모아줄 수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실제로 만나서 회의하는 것 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유명 가수의 입체 영상 이미지를 거실로 불러들여 소파에 앉은 채 그의 공연을 감상할 수도 있게 된다. 모바일과 헤드셋 등 최소한의 도구들만 있으면 누구나 이런 호사를 누릴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VR과 AR 기술을 기반으로 한 게임도 한층 실감나게 즐길 수 있다. 게임 속 주인공의 액션을 감상하는 단계를 넘어 내가 직접 게임 속에 들어가 주인공이 된 뒤 상황에 상응하는 희로애락을 체험할 수 있다.
5G는 이밖에도 자율주행차, 인공지능(AI)이 주도하는 스마트공장, 핀테크 등 각종 분야에서 중요한 기능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직 VR 및 AR 기반의 입체 영상을 활용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긴 하지만 이통 3사가 5G 상용화와 함께 개발해 내놓은 신규 서비스만 보아도 우리 일상이 급격히 달라질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1대1 영어 지도 서비스를, KT는 최대 8명이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영상통화 서비스를, LG유플러스는 골프선수의 다각적 입체영상을 앱을 통해 보여주는 서비스를 5G용 콘텐츠로 새로 내놓았다.
이는 하나의 예고편에 불과하다. 이통3사들이 향후 5G용 콘텐츠 개발에 사활을 걸 태세를 갖췄음을 보여주는 사례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콘텐츠다. 5G 서비스의 상용화는 새로운 시대가 개막될 기반을 제공한데 불과하다. 그 과실을 누리려면 콘텐츠 개발이 우선돼야 한다. 기존 1차선 도로가 20차선으로 넓혀져 뻥 뚫려 있다 한들 그 도로를 활용하지 못하면 말짱 헛일이다. 5G 생태계를 빨리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유튜브가 스트리밍 기술을 활용한 실시간 동영상 서비스로 4G의 과실을 톡톡히 누린 게 좋은 사례다.
우리나라가 진정한 5G의 최강국으로 자리매김할 지 여부를 가르는 것은 콘텐츠 개발이다. 기업들의 적극적인 콘텐츠 개발 노력과 함께 규제 개혁 등을 통한 정부의 과감한 지원이 더욱 절실해진 이유다.
대표필자 편집인 류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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