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 회장이 그룹 사장단회의를 통해 자본시장 평가에 대해 언급하며 시가총액 지표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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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 다섯 번째부터) 박형준 부산시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롯데 제공] |
14일 롯데에 따르면 신 회장은 이날 시그니엘 부산에서 열린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에서 그룹 사장단에게 “금리인상, 스태그플레이션 등으로 경제 위기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매출, 영업이익 등의 단기 실적 개선에 안주한다면 더 큰 위기가 도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기업가치를 측정하는 가장 객관적인 지표로 시가총액을 제시하며 “자본시장에서 우리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원하는 성장과 수익을 만들기 위해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고민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어서 “자본시장에서 미래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기업에 대해 면밀하게 검토할 것”을 요청했다.
이는 국내 증시에서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으로 해석된다.
특히 롯데는 국내 그룹사 가운데 증시에서 가장 저평가된 종목이 많은 그룹으로 꼽힌다.
‘만년 저평가’ 딱지가 붙은 지주사 롯데지주를 비롯해 롯데쇼핑, 롯데케미칼, 롯데제과, 롯데하이마트, 롯데푸드 등 상장사 대부분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미만을 기록하고 있다.
유통 산업에 편입된 계열사가 많아 성장성 측면에서 낮은 수준의 주가배수를 받는다는 단점을 고려하더라도 장기간 극심한 저평가에 시달리며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아온 이유에 대해 깊은 자성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분석도 있다.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또 신 회장은 “좋은 회사는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회사”라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기존의 틀을 벗어난 사업방식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룹에서 추진 중인 근본적인 변화 사례도 소개했다.
그는 식품사업군의 시너지 창출을 위한 롯데제과·롯데푸드 합병, 유통사업군의 라이프스타일·그로서리 등 카테고리 중심의 사업구조 전환, 화학사업군의 수소·전지소재 등 신사업을 통한 스페셜티 비중 확대, 호텔사업군의 사업체질 개선 등을 언급하며 변화를 당부했다.
CEO의 중요한 덕목으로는 “회사의 비전과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실행하는 것”이라며 새로운 비전과 전략의 실행에 필요한 변화를 이끄는 리더십을 꼽았다.
그는 이날 회의를 마무리하며 꼭 필요한 일을 적시에 해내자는 의미로 ‘Do the right thing, at the right time’을 제시했다.
‘반드시 해야 하는 일(Right thing)’을 고민하고 ‘적시(Right time)에 실행해줄 것’을 요청한 것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지원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신 회장은 “부산에서 VCM을 진행한 것은 2030 엑스포 부산 유치를 응원하는 의미”라면서 “참석자 모두가 엑스포 유치를 위해 응원하고 노력해달라”고 그룹 차원의 지원을 독려했다.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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