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신문 류수근 기자] 긴 장마의 끝자락에 물폭탄으로 인해 남부와 중부지방에 큰 피해를 안겨주고 있는 가운데, 올해 우리나라에 처음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되는 태풍 4호가 발생했다. 이날 3호에 이어 두 개의 태풍이 잇따라 생겼다.
기상청 태풍정보에 따르면, 1일 오후 9시 일본 오키나와 남쪽 해상에서 발달 중인 제8호 열대저압부(TD)가 태풍 4호로 성장했다. 중심부근 최대풍속이 초속 17m 미만일 때를 ‘열대저압부’라고 하며 초속 17m 이상을 ‘태풍’이라고 부른다.
태풍 4호의 이름은 필리핀에서 제출한 ‘하구핏(HAGUPIT)’으로 ‘채찍질'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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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4호 '하구핏' 진로예상 경로. [출처= 기상청] |
올해 7월에는 통계 사상 처음으로 태풍이 하나도 발생하지 않았으나 8월로 바뀌자마자 1일 오후 3시 베트남 하노이 남동쪽 해상의 통킹만에서 태풍 3호 ‘실라코(SINLAKU)’가 발생했다. 약 1개월 반만의 태풍 발생이다. 태풍 4호 ‘하구핏’은 그로부터 6시간 후 탄생했다.
‘실라코’는 미크로네시아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전설속의 여신’을 의미한다.
예년 같으면 7월말까지 7~8개의 태풍이 발생하는 게 보통이지만 올해는 7월말까지 단 2개밖에 생기지 않았다.
‘하구핏’은 이날 오후 9시 현재 오키나와 남쪽 약 590㎞ 부근 해상(북위 21.3도, 동경 127.1도)에 위치해 있다.
중심기압은 1002헥토파스칼(hPa)이며 중심부근에서는 최대풍속이 초속 18m(시속 65㎞)인 강한 바람이 불고 있다. 강풍반경은 200㎞(예외반경인 남서는 약 150㎞)이며 시속 16㎞의 속도로 서북서 방향으로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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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3호 '실라코' 진로예상경로. [출처= 기상청] |
태풍 4호 ‘하구핏’은 2일부터 3일에 걸쳐 오키나와 남서쪽 사키시마(先島)제도 부근 해상을 지나 이후 타이완 동북쪽 동중국해를 거쳐 중국 저장성(浙江省)에 상륙한 뒤 상하이 부근을 지나며 방향을 튼 뒤 황해 쪽으로 진출하며 백령도 부근에서 다시 열대저압부로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만큼 우리나라에 바람과 폭우 등 영향을 줄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하구핏은 2일 오전 9시에는 타이완 타이베이 동남동쪽 약 500㎞ 부근 해상, 2일 오후 9시에는 타이베이 동남동쪽 약 280㎞ 부근 해상까지 나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3일 오전 9시에는 타이완 타이베이 동북동쪽 약 130㎞ 부근 해상을 지나 오후 9시에는 타이베이 북쪽 약 260㎞ 부근 해상까지 진출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후 중국에 상륙한 뒤 4일 오후 9시에는 중국 상하이 북서쪽 약 120㎞ 부근 육상까지 도달하고, 이후 황해를 거슬러 올라가다 5일 오후 9시에는 백령도 남서쪽 약 50㎞ 부근 해상에까지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 4호 ‘하구핏’은 동중국해에서 강한 세력으로 발달할 가능성이 있으나 중국의 화중(華中) 연안에서 세력이 꺾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 다음에는 발달하지 않을 전망이지만 습한 대기를 몰고 온 대기가 우리나라에 큰 비를 뿌릴 가능성이 있다.
중국 연안 상륙 직전인 3일 오후 9시에는 중심기압 985hPa에 강풍반경 300㎞, 중심부근의 최대풍속은 초속 27m(시속 97㎞)에 이를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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