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지하철 함께 멈추나? 폭풍전야

박종훈 / 기사승인 : 2021-08-24 08:15:18
- 국내 최대 원양 컨테이너 선사 HMM 선원+육상 첫 파업 목전
- 재정적자 심화 서울교통공사노조도 9월 14일 파업 돌입 예고

올 가을 수출 바닷길과 서울시민의 발이 함께 멈출지도 모르겠다.

국내 최대 원양 컨테이너 선사인 HMM 해원연합노조(선원노조)가 파업을 가결했다.

이들은 “지난 22일 정오부터 24시간 동안 전 조합원 453명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투표에 참여한 434명 중 400명이 찬성표를 던졌다”고 밝혔다.

조합원 수 기준 88.3%, 투표자 기준 92.1%가 파업에 찬성 의사를 밝혔다.

사무직 직원 1000여명을 주축으로 구성된 육상노조도 중노위 조정이 결렬돼 찬반투표를 진행할 예정. 향후 두 조직은 공동투쟁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사진 = HMM해원노조 제공

 

선원노조의 파업은 선원법상 제약이 있다. 선원은 선박이 항해 중이거나 외국에 있을 때는 쟁의행위를 할 수 없다.

따라서 선박이 국내 항구에 기항해야만 해당 선박 선원이 파업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이다.

HMM 해원노조는 즉각적인 파업 돌입이 어려운 실정을 감안해 스위스 국적 해운선사인 MSC 이직을 위해 단체사직서를 제출하는 것으로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MSC는 연봉 2.5배 4개월 계약조건을 제시한 바 있다.

국내 최대 해운사임에도 HMM 선원들은 제대로 대우받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육상직원들의 경우 8년, 선원은 6년 동안 임금이 동결됐다.

평균 연봉은 6900만원 수준. 현대글로비스나 팬오션 등 다른 해운사보다 2000만원 가량 낮다.

그에 반해 업무강도는 높다. 특히 만성 인원부족인 선원들은 격무에 시름하고 있다. 선원노조가 공개한 5월 근로시간표에서 한 선원은 승선 기간 단 하루의 휴일도 없이 한달 동안 313시간을 근무했다.

통상 4개월 가량 승선 후 2개월 가량 휴가를 갖는 데 반해, 인력부족으로 남은 선원들은 1년 동안 배에서 내리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이런 실정이다보니 이미 인력 이탈은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올 여름까지 141명의 직원들이 퇴사했다. 해상직원은 99명에 달한다.

지난해 현대상선에서 이름을 바꾼 HMM은 2분기 연결기준 매출 2조9067억원, 영업이익 1조3889억원 등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문제는 공적자금 투입 이후 2018년 10월부터 산업은행, 해양진흥공사 등의 관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통큰 임금인상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사측은 최초 임금 5.5% 인상과 격려금 100% 지급을 제안한 바 있다. 노조는 임금 25% 인상, 성과급 1200% 지급 등을 요구했다.

이후 사측이 8% 인상안과 격려금 300%, 연말 결산 후 장려금 200% 지급을 제안했지만 여전히 간극은 크다.
 

▲사진 = 공공운수노조 제공

 

한편, 서울지하철 1~8호선, 9호선 일부를 운행하는 서울교통공사 역시 노사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노조는 9월 14일 파업을 예고했다.

23일 오전 서울지하철을 포함한 전국 지하철 노조가 참여하는 전국철도지하철노동조합협의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공동 투쟁 계획을 설명했다.

쟁의행위 찬반투표가 지연되고 있는 광주도시철도노조를 제외하고, 서울, 부산, 인천, 대구, 대전 지하철 노조는 이미 파업을 가결한 바 있다. 평균 찬성률은 78.9%.

서울지하철의 핵심 이슈는 구조조정이다. 올해 임단협 과정에서 서울교통공사는 1971명 구조조정안을 냈다. 인력감축 1500명에, 차량기동반, 기지기계관리 등 비핵심 업무의 아웃소싱을 골자로 한다.

이 배경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공사의 적자 때문. 지난해 서울교통공사의 손실은 1조1000억원대. 올해는 약 1조6000억원대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공동 투쟁을 밝힌 6개 공사의 손실은 지난해 2조원을 넘겼다.

만 65세 이상과 장애인 등 교통약자들은 무상으로 지하철을 탈 수 있다. 이런 교통복지 비용은 한해 약 26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무임승차 비용은 공사 손실의 70% 가량을 차지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승객 수가 줄어든 것도 한몫했다.

지하철 노조는 구조조정 계획 철회를 필두로, 공익서비스의무(PSO) 정부 보전 입법화를 주장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손실 확대의 근본 원인에 대안이 필요하단 의미다.

하지만 이런 공익서비스 비용에 대한 국비 지원을 법제화하는 내용의 도시철도법 개정안 등은 작년 6월 이후 국회 교통위에 계류 중이다.

쟁의권을 확보한 노조는 26일 전국 520여개 지하철역에서 동시다발 1인시위를 전개한다.

 

 

[메가경제=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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