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주영래 기자] 성조숙증 환자가 빠르게 늘면서 조기 사춘기가 최종 성인 키 성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춘기 시작 시점과 진행 속도에 따라 성인 키 손실이 발생할 수 있어 조기 진단과 관리가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성조숙증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19년 10만8,575명에서 2023년 18만6,726명으로 5년 새 72%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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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당제생병원 소아청소년과 윤지희 과장이 환자를 진료하고있다. |
분당제생병원 소아청소년과 윤지희 과장은 “사춘기는 영아기에 이어 두 번째 성장 급등기로, 이 시기에 연간 7~12cm 성장하지만 시작 시점이 지나치게 빠르면 성장판이 일찍 닫히면서 최종 성인 키가 작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아는 만 8세 이전에 유방 발달이나 음모 출현이, 남아는 만 9세 이전에 고환 크기 증가나 음모 발달이 나타나면 성조숙증을 의심해야 한다. 성조숙증은 시상하부-뇌하수체-성선 축이 조기 활성화돼 성호르몬 분비가 빨라지는 ‘중추성 성조숙증’ 형태가 일반적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여아에서 만 8세 이전에 중추성 성조숙증을 진단받고 치료를 시작할 경우 최종 성인 키가 평균 5.1cm 더 커질 수 있다. 반면, 골연령이 이미 많이 진행된 경우나 정상 사춘기 연령대에 가까운 ‘조발 사춘기’의 경우에는 치료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
윤 과장은 “사춘기가 또래보다 빨리 시작되었다고 해서 모두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며, 진행 속도와 골연령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특히 여아의 경우 골연령 13세 이후 치료는 최종 키 증가에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성조숙증 예방·관리를 위해 정기적인 성장 모니터링, 환경호르몬 노출 최소화, 충분한 수면, 스트레스 관리, 비타민D 보충 등을 권고한다. 비만은 대표적인 위험 요인으로 꼽히며, 부모가 사춘기가 빨랐거나 아이가 부당경량아로 태어난 경우에도 성조숙증 위험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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