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부산 지점이어 최근 서울 강남중앙지점에서 횡령 발생
[메가경제=황동현 기자] 사모펀드 부실판매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신한은행이 최근 한 영업점 직원의 고객 돈 횡령사고까지 또 발발하면서 허술한 리스크 관리 능력이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신한은행은 1800억원 규모로 판매한 ‘피델리스펀드’가 환매중단되면서 불완전판매 의혹을 받아왔다. 피델리스펀드는 싱가포르 무역회사의 매출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유동성 확보에 난항을 겪으면서 2021년 2월과 6월 만기일 후 상환이 중단되는 사태가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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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사옥 전경 [사진=연합뉴스] |
지난해 9월 일부 펀드 투자자들은 신한은행이 상품설명서와 다르게 펀드를 설명해 소비자들을 기망한 것은 형법상 사기,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와 부당권유행위에 해당한다며 서울경찰청에 고소·고발장을 냈다.
이들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신한은행이 투자자들에게 투자대상과 수익구조, 글로벌 무역금융회사의 보험 가입, 판매회사의 지급 보증, 그 밖의 유보금 예치, 이자 선취 등이라는 안전장치에 대해 상품설명서와 다르게 설명해 고객들을 기망했다"고 성토했다.
피델리스펀드의 또 다른 판매사인 한국투자증권은 2021년 6월 투자 피해자들에게 투자원금 전액을 배상하면서 사태를 마무리한 바 있다. 신한은행도 2021년 11월부터 피해자들과의 사적화해를 진행했지만 원활한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결국 고소·고발까지 당하게 됐다.
경찰은 지난 4일 펀드 운용사인 피델리스자산운용을 압수수색했다. 이어 경찰은 지난 9일 신한은행 본점 인적자원부 그룹, 자산관리 그룹, 투자상품서비스 본부에 수사관을 보내 사모펀드 판매 자료 등을 확보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찰은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운용사와 판매사의 공모 여부, 실제 부실 판매가 있었는지 등을 들여다볼 예정이다.
이와 별개로 신한은행에 따르면 강남중앙지점 직원이 고객 예금을 횡령한 사실을 최근 적발해 조사중이다. 횡령액 규모는 최소 2억~3억원 가량 되는데 이 직원은 여러 번에 걸쳐서 고객의 해지 예금을 가로챈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액수 등 정확한 내용은 현재 내부 조사가 진행 중이다. 금융당국에 보고는 마친 상태다"라고 말했다.
지난해에도 부산에 있는 신한은행 지점에서 직원이 2억원 가량을 횡령하는 일이 발생한 바 있다.
은행권에서는 잊을만하면 횡령 사건·사고가 반복되고 있고 그 규모도 증가하고 있어 금융당국은 11월 '은행권 내부통제 혁신방안'을 내놓고 이를 개별 은행 내규반영에 반영토록 했다.
특히 신한은행은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내부통제 컨트럴타워인 '준법경영부'를 신설하고, 준법 감시 인력을 지역본부로 배치하는 등 영업점 사고 예방에 나섰지만 최근 횡령 건이 또 터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권 내부통제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도 높은 상황에서 사모펀드 부실판매 의혹과 직원 횡령사건이 발생해 신한은행이 곤혹스러운 상황이 됐다"며 "유사 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해 리스크 관리를 더욱 철저히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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