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 순이익 감소, 하나증권 지분법 투자이익증가
[메가경제=황동현 기자] 지난해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확대와 금리 인상 등으로 악화된 베트남 금융시장에 진출한 한국 증권사들 중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이 가장 좋은 성과를 거둔 것으로 파악됐다. 베트남 시장 성장성과 금융당국의 해외진출 지원책 등으로 현지 시장 개척은 더욱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007년 12월 현지 최초의 외국계 종합증권사로 베트남 법인을 설립 해 이후 현지 고객을 대상으로 온라인 계좌 개설과 비대면 마케팅 등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홍콩,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전 세계 10개의 해외법인과 3개의 사무소를 중심으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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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에셋증권, KB증권 본점건물 [사진=각사] |
KB증권도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대비 11.2%상승하며 129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 85억원, 2021년 116억원으로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다. KB증권은 2017년 베트남 법인 'KBSV'를 인수해 시장 내 입지를 크게 강화했다.
KB증권은 올해 초 인도네시아 현지 증권사도 인수해 동남아에서 영향력 확대에 나섰다. KB증권은 향후 베트남·인도네시아 등에서 IT 시스템 업그레이드 등을 통해 고객 중심의 디지털 성장 전략을 펼친 계획이다.
한국투자증권 베트남 법인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67억원으로 전년도 281억에서 76.2% 감소했다. 2018년 32억원, 2019년 66억원, 2020년 100억원으로 꾸준히 늘다가 크게 하락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010년 베트남 현지 법인을 설립하며 동남아 시장에 첫발을 내딛고 베트남에서 꾸준한 실적을 쌓아오고 있다. 개방형펀드,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신탁 등 금융투자상품 등 판매에 속도를 내고 있다.
후발주자인 신한투자증권 베트남 법인은 전년 대비 80.6% 증가한 45억원을 거뒀다. 2016년 출범 이후 최대 수익이다. 2017년 적자를 냈지만 이듬해부터 흑자로 돌아서 2020년 16억원, 2021년 20억원, 2022년 45억원 등 빠른 성장세를 띠고 있다.
지난 2020년 진출한 리테일 부문 기여도가 컸다. 현지 MZ세대를 노린 MTS·HTS(모바일·홈트레이딩시스템) ‘신한알파VN’이 효과를 발휘해 2021년에는 리테일 부문 강화를 위해 5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그 결과 지난해 위탁매매 부문에서 전년 대비 15% 증가한 339억 동(1조 4400억원)을 벌어들였다.
하나증권 또한 베트남 시장 투자를 본격화 하고 있다. 지난해 4월 베트남 10대 증권사중 하나인 'BIDV 증권'(BSC)의 지분 35%를 인수하며 BIDV 증권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지난 8월에는 신사업 확대, 디지털 전환, 하나금융그룹과의 시너지 확대 등을 골자로 한 전략적 MOU(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올해 BSC는 세전 이익 목표를 작년보다 3.8배 증가한 5650억 동(약 316억 원)으로 설정하며 공격적 영업을 예고했다. 올해 1분기 실적으로 전체 목표치의 21%를 달성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금융당국은 금투사들의 해외시장 공략 지원에 나서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7일 대형 증권사들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현지법인들의 NCR 산정 규제 합리화 계획을 내놨다. 종투사 해외법인이 기업 신용공여를 하는 경우에는 위험값을 일률 적용(100%)해 해외법인의 글로벌 비즈니스를 제약하는 문제가 있어 위험값을 통일해 이를 개선할 예정이다. 해외시장의 수익률 개선에 금융당국의 지원책이 더해지면서 올해 증권사의 해외 진출 행보가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는만큼 올해 금투업계의 해외 공략이 탄력을 받을 것같다"며"특히 베트남의 경우 성장 가능성이 높은 만큼 증권사들의 경쟁이 더울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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