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강제조정에도 공항공사 버티기 들어가자, 작심 결단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호텔신라가 인천공항 면세점 DF1권역 사업권을 포기하고 내년 3월 17일부터 영업을 중단한다고 18일 공시했다. 2023년 10년 계약으로 사업권을 확보한 지 2년 만에 내린 결정이다.
이번 철수는 코로나19 이후 지속된 면세업계 구조적 어려움과 높은 공항 임대료 부담이 겹친 결과다. 특히 인천공항공사와의 임대료 조정 협상이 결렬된 점이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최근 법원이 임대료 인하를 명하는 강제조정을 내렸지만, 공항공사가 이를 수용하지 않아 협상 여지가 사라진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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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라면세점이 인천공항에서 철수 결정을 내렸다. |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임차료가 전체 공항 이용객 수에 연동돼, 출국객 회복에도 면세품 구매객 증가가 없으면 적자가 지속된다”며 “법원의 25% 임대료 조정안마저 수용되지 않자 신라면세점이 철수라는 초강수를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텔신라 면세 부문의 실적 악화는 이미 지난해부터 본격화됐다. 회사는 2024년 면세 부문에서 5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전년도 912억원 영업이익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철수를 재무적 부담 완화 관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교보증권 장민지 연구원은 “호텔신라 면세(TR) 부문 전체 영업적자 추정치가 283억원 수준인데, 인천공항점 단일 점포 적자가 700억원에 달한다”며 “DF1 철수로 연간 400억원 이상의 영업손익 개선이 가능하고, 인바운드 회복까지 반영하면 600억원 이상 개선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철수로 인천공항 면세점 판도 변화가 예상되며, DF1권역 공백을 누가 채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롯데면세점이 22년 만에 인천공항에서 철수한 데 이어 신라면세점마저 떠나면서, 면세업계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신라면세점 측은 “급변하는 면세 시장 환경 속에서 손실 확대를 방지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신세계면세점은 DF2권역 운영 계획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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