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매출에도 수익성 악화, 주가 지표 일제히 악화
[메가경제=장익창 대기자]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최근 취임 1년을 맞아 받아든 경영 성적표에 대한 후하지 않은 평가들이 나온다. 업계 일각에서는 낙제점을 겨우 면한 수준이라는 박한 평가까지 있다. 그 속 사정을 들여다봤다.
최수연 대표 취임 첫해인 지난해 네이버는 연결기준 매출 8조 2201억원을 거둬 전년 6조 8176억원에 비해 17.06%나 상승하면서 사상 첫 매출 8조원 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그 외 경영지표를 살펴보면 매출 신장과는 다른 양상이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모두 감소했다. 상장사 최고경영자(CEO)의 경영성과와 관련해 계량적인 척도 역할을 하는 주가 약세로 인해 이와 관련한 일련의 지표들이 급격하게 악화됐다. 네이버 창사 이래 최대 금액을 투자한 포시마크는 아직까지 고가 인수 논란이 사라지지 않고 있고 최근 대규모 구조조정까지 단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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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최근 취임 1년을 맞았다. [사진=네이버] |
최 대표는 네이버와 한게임이 합병했던 NHN에 입사해 커뮤니케이션과 마케팅 부서에서 일하다가 퇴사 후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 진학해 변호사 자격증을 얻어 법무법인 율촌에서 기업 인수합병과 자본시장법 전문 변호사로 활동했다. 그녀는 2019년 네이버에 재입사 후 글로벌사업 지원 부서를 총괄한 후 지난해 3월 네이버 CEO로 취임했다. 최 대표는 취임 이후 네이버의 글로벌 사업 확장과 MZ세대(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공략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최 대표는 네이버가 CJ대한통운과 손잡고 ‘네이버 도착보장’ 배송 서비스를 내놓았다. 네이버의 뉴스와 블로그, 쇼핑 등에 MZ세대를 끌어들이는 사업 전략을 세워 실행에 옮기고 있다.
최고경영자(CEO) 평가와 관련해 가장 중요한 것은 수익성이다. 최 대표는 수익성과 관련해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지만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 3047억원으로 전년(2021년) 1조 3255억원에 비해 소폭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6732억원을 거두었다. 전년 네이버가 라인 지분 매각 등에 따른 일시적 요인을 감안해 16조 4776억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는 점에서 지난해와 비교하기 어려운 측면은 있다. 하지만 2020년 네이버가 5조 3000억 원 규모의 매출에도 당기순이익 8450억원을 올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이로 인해 매출액에 대한 영업이익 비율을 나타내는 네이버의 영업이익률은 2020년 22.91%에서 2021년 19.44%로, 지난해에는 15.87%까지 떨어졌다. 순이익률도 일시적 요인이 있는 2021년을 제외하면 2020년 15.93%에서 지난해 8.19%로 반 토막 났다.
최 대표 취임 이후 지난해 말 기준으로 주가 관련 지표는 악화 정도가 더욱 심해졌다. 네이버 52주(1년) 최고가는 지난해 4월 20일 장중 1주당 31만 7000원이었다. 이후 글로벌 긴축 장세의 영향에 따른 증시 침체 현상에 네이버도 영향을 피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미국 중고패션플랫폼인 '포시마크'를 16억달러에 고가인수 논란에 휘말리면서 같은 달 13일 장중 주가는 15만 5000원으로 52주 최저가를 찍는 직격탄을 맞았다. 52주 최저가는 최고가에 비해 51.1%나 급락한 수치였다. 이달 현재도 네이버는 주당 20만원을 밑도는 수준에서 주가가 형성 중이다.
최 대표 취임 후 주가 지표 악화는 이러한 배경에서 비롯된다. 구체적으로 당기순이익을 주식수로 나눈 값인 주당순이익(EPS)은 2020년 6097원에서 2022년 4634원으로 급감했다. 주가가 한 주당 몇 배로 매매되는지를 보여주는 주당시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주가수익비율(PER)은 2020년 42.97에서 2022년 38.30으로 떨어졌다. 주가를 주당 순자산(자본)가치로 나눈 주가순자산비율(PBR)은 2020년 5.85에서 2021년 2.49로 지난해 1.17까지 2년 새 5분의 1로 급감했다.
들쭉날쭉한 배당금과 배당성향도 논란을 배가시킨다. 당기순이익을 근거로 주주에게 돌려주는 배당금은 2020년 주당 402원에서 천문학적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던 2021년에도 511원에 그쳤다. 그런데 지난해 최수연 대표가 부임한 첫해에 당기순이익 급감에도 배당금은 914원으로 뛰었다. 이로 인해 당기순이익에서 얼마만큼 배당을 지급하느냐를 의미하는 배당성향과 관련해 네이버는 2020년 5.92%, 2021년 0.46%로 이른 바 '소금 배당'소리까지 듣더니 지난해에는 18.03%로 껑충 뛰었다.
지난해 결산 결과 배당금과 배당성향이 높아진 것에 대해 업계 일각에서 최수연 대표의 주식 취득과 연관해 곱지 않게 바라보는 시각이 있다. 최 대표는 지난해 3월 취임한 달에 책임경영 의지 표명의 일환으로 주당 34만 6000원 취득가에 자사주 314주를 사들였다. 이후 최 대표는 자사주 100여 주를 더 취득해 지난해 말 기준 417주를 보유 중이다. 최 대표는 주식 취득가에 비해 현재의 주가를 감안하면 30~40%에 달하는 평가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네이버 사내이사는 최수연 대표와 네이버 초창기인 2000년부터 회사와 함께해 온 채선주 대외ESG정책 대표 등 두 명이다. 채선주 대외ESG 대표는 네이버 자사주 9675주를 보유하고 있다. 두 사람은 네이버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 일원이다. 네이버 이사회는 현재 7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사내이사인 최수연 대표와 채선주 대외ESG 대표를 제외하면 기타비상무이사로 비상근인 변대규 이사회 의장과 그 외 이사회 구성원 4명은 모두 사외이사들로 비상근이다. 이사회 구성원 중 네이버 주식을 보유한 이는 최수연 대표와 채선주 대외ESG 대표 두 사람 뿐이다.
최수연 대표는 지난해 보수로 약 11억원을 수령했다. 성과급이 4억 9500만원으로 기본급 6억원보다 작았다. 기타 근로소득은 500만원이었다. 반면 같은 기간 채선주 대외ESG 대표는 총 21억 6200만원을 보수로 받았다. 최 대표가 CEO임에도 채 대외ESG 대표에 비해 절반 수령에 그친 셈이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소액주주들에게 소금 배당 소리를 듣던 네이버가 지난해 갑자기 배당성향을 높인 것을 두고 주가하락으로 평가손실을 본 최수연 대표와 채선주 대외ESG 대표가 상대적인 고 배당결정과 관련 이사회에 입김을 넣은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대해 네이버 관계자는 "2021년 글로벌 유동성 장세로 당사 등 기술주들의 주가가 고공행진을 했었다. 지난해 미국으로부터 시작된 글로벌 긴축 장세로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이를 CEO경영자의 책임으로 모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최 대표는 지난해 당사의 주가 약세로 인해 CEO로서 주가와 연동해 받는 성과급 관련 부분이 적을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런 가운데 네이버는 이달 3일 자사주 60만 2000주(약 1120억 원 상당)를 처분하겠다고 공시해 투자자들의 반발에 직면해 있다. 주가 약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자사주를 매입해 주가룰 방어하지 않고 자사주 처분에 나선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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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수연(오른쪽) 네이버 대표가 지난해 10월 미국 포시마크 오피스에서 마니시 샨드라 포시마크 대표와 사내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
최수연 대표가 취임 후 지난해 10월 인수한 포시마크에 대한 논란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포시마크는 2011년 설립돼 사용자 수 8000명 이상인 북미 소비자간(C2C) 중고패션 거래 플랫폼이다. 포시마크는 매출과 외형은 성장세를 거듭하지만 매해 한화 1000억원 이상의 영업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적자기업 포시마크를 최 대표는 네이버 기업 인수 사상 최대 금액인 2억 3000만달러(당시 환율로 한화 약 2조 3000억원)를 투자해 지분 100%를 인수했다. 이 인수금액은 네이버가 지난 12월 기준 보유했던 현금 및 현금성 자산 2조 7241억원의 무려 80%를 상회하는 규모다.
포시마크 인수 당시 지난해 10월 최 대표는 “포시마크는 사용자 중 80%가 북미 MZ세대인 글로벌 C2C 패션 중고거래 1위 사업자이며 미국 온라인 중고시장 역시 굉장히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강조하는 등 강단을 보였다. 이러한 최 대표의 의욕과는 달리 포시마크는 최근 대규모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에 나섰다. 이에 대해 네이버 관계자는 "이번 구조조정은 전적으로 미국 포시마크에서 결정해 단행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복수의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올해부터 포시마크 실적이 네이버의 연결실적에 반영된다. 특단의 방향전환이 없는 한 네이버의 연결 영업이익이 포시마크로 인해 훼손되는 결과를 맞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취임 2년 최수연 대표의 행보에 재계의 이목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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