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속채널조직과 본사 측 첨예한 갈등
[메가경제=문혜원 기자] 매각 답보 상태에 놓인 롯데손해보험이 확장했던 LP(렛:파트너) 전속설계사채널 조직 이탈이 심화되고 있다. 최근까지 이탈한 규모는 수백명으로 알려진다. 여기에 광주 등 일부 지역 본부에서도 자발적 퇴사가 이뤄지고 있어 '영업의 꽃'이라 불리는 전속채널본부와 사측 간 인력 구조조정 관련 충돌 움직임이 확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7일 보험업계 및 메가경제 취재결과에 따르면 롯데손보 LP영업조직본부가 지난 8월부터 이달 초 사이 대거 이탈한 것으로 파악됐다. LP영업조직은 롯데손보의 전속설계사 채널조직이다. 최근에는 지점 통폐합 작업을 거치면서 본사는 영업현장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채 일부 관리자들을 위촉시키거나 현장 LP들을 통폐합하는 장소로 이동하게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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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손보의 LP영업조직의 설계사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향후 CSM관리 면에서 빨간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메가경제 편집] |
이 과정에서 반발한 LP들이 이탈 사례가 계속 나오는 상황이다. 이들 주장에 따르면 공개적인 구조조정은 아니지만 암묵적인 방식으로 인력감축을 진행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롯데손보의 전속설계사는 지점장·사업단장·사업본부장 등의 직책으로 나뉘어진다. 당초 롯데손보는 전속조직 확대를 통해 영업채널 간 균형성장을 이루고, 전략영업을 내재화하겠다는 복안으로 추진했다. 전속채널 설계사들의 경우 리크루팅매니저(RM) 유치를 위해 직전 연봉의 80%를 기본급으로 제시하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롯데손보는 지난 2020년부터 전속과 GA채널 간 균형성장을 도모하고자 전속조직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다. 2019년 4분기 기준 1200명이던 전속설계사 수는 지난 6월 말 기준 재적 전속설계사 수는 4412명으로, 전년동기(2757명) 대비 60.0% 늘었다.
하지만 지난 7월 우리금융지주로 롯데손보 매각이 불발되면서 방향이 극단적으로 뒤바뀌었다는 후문이다. 기존에 했던 전속채널 직원 대상으로 했던 지원제도가 갑자기 변경이 되거나 실적압박이 거세지면서 LP영업본부에 있던 직원들이 자발적 퇴사 또는 타 GA사로 이동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현재 롯데손보는 지점 통폐합 작업을 추진 중이다. 실제로 지난 7월 부산 지역에 하이브센터를 개소한 데 이어 최근에는 강남에도 개소했다. 하반기 중 대전, 광주 등 주요 도시에 원더 하이브를 순차적으로 조성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브센터는 고정 사무실을 공용 업무공간으로 통합해, 전속설계사가 늘어도 고정비용은 증가하지 않는 사업모델을 만든 것이다. 설계사들에게 공용 업무공간과 모바일 중심 디지털영업 환경을 제공하면서 임차비용 등 절감된 고정비를 설계사 소득증대를 위한 재원으로 활용해 그대로 돌려주겠다는 의미도 있다.
영업본부 내 안팎에서는 롯데손보가 지점통폐합을 하게 된 원인은 우리금융이 지난 6월말 인수 관련 본 입찰에 발을 빼면서부터라고 바라보고 있다. 이 때문에 본사에서 LP 인력감축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며 전속채널직원들의 위촉계약 불안과 함께 불만이 거세지고 있다.
LP조직에 있다가 이탈한 한 설계사는 "수수료나 환수관련 정책면에서도 입사한 직원 기준에 따라 달라 내부 갈등이 커지면서 혼선이 잦아졌다"면서 "수수료 지급 기준이 수시로 바뀌는 등 제도변경도 상의 없이 회사 측의 일방적 통보로 이뤄져 결국 퇴사하도록 심리적 압박을 줬다"고 주장했다.
설계사 수수료 정책은 설계사가 소속된 회사상품에 대한 것을 보험계약자 모집을 통해 받는 판매 수익을 보험사에게 주면 회사가 지급하는 원천 수수료를 주는 제도다.
퇴사 준비를 하고 있는 복수의 LP직원들은 "회사 입맛에 따라 정책이나 시책이 바뀌고 있다"는 주장이다. 예를 들어 입사 이후 아침에 출근하고 저녁에 퇴근하는 식의 일반 직원처럼 해오고 있는데, 출퇴근 관리가 매각불발 이후 정성평가에 반영돼 본부장들의 패널티를 주는 식이다.
이밖에 오버라이딩 제도도 회사 측이 임의로 변경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오버라이딩이란 직접 보험사무의 취급자인 모집인이나 브로커에게 지급되는 수수료 이외에 대리점이나 관리자에게 지급되는 수수료를 말한다.
이러한 설계사들의 주장에 대해 회사 측은 그간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유지율 관리를 위해 전속설계사 조직을 꾸준히 늘려왔으나, 최근 건전성 지표(계약유지율, 수금율 등)에 따라 경쟁력제고를 위한 조직정비 차원이라는 입장이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최근 건전성지표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관리과정에서 건전성 지표향상에 개선의지가 없는 설계사들이 이탈하고 있는 상황이고, 해당 이탈은 오히려 양적 증대 뿐 아니라 건전성 관리감독에도 충실한 내부통제의 방증"이라고 반박했다.
롯데손보는 이어 "업계 최고수준의 수수료를 지급하기 위해 원더하이브센터를 개소했으며, 앞으로도 회사와 설계사들이 진취적인 방향으로 공존할 수 있는 방향을 지속적으로 모색할 것"이라며 "RM변경 관련에 대해선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권에서는 롯데손보의 LP조직 이탈은 예정된 수순이었다고 바라본다. 현재까지 성장세 추이를 보면 당장 문제가 되지는 않는 상황이지만, 설계사조직이 지속적으로 이탈하면 향후 관리 받지 못한 계약으로 인한 CSM(보험계약마진)비율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해약 건수가 많으면 그만큼 CSM이 감소하기 때문에 유지율 역시 CSM 관리에 중요한 지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통상 매각을 진행하는 시기에는 회사들은 영업 확대를 통한 몸집 불리기에 열을 올리기 마련"이라며 "다만 무리한 전속채널 확대라는 영업 전략을 이어갈 경우 매각 난항 시 부작용이 동반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피해는 고스란히 가입자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설계사 이탈' 때문에 보험계약을 관리해주는 설계사가 없는 '고아계약'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계약을 해지하고 새로 가입을 유도하는 '부당계약·승환계약'이 횡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불완전 판매증가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롯데손보는 상반기 경영실적만 보면 성장추세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840억원·당기순이익 663억원의 잠정 경영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말의 1조8618억원에 비해 5980억원 늘어난 것으로, 1년 만에 32.1%가 늘은 수준이다.
롯데손보는 계리적 가정의 정확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예실차 관리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입장이다.
예실차는 예상 보험금·사업비와 실제 발생 보험금·사업비의 차이로, IFRS17에서 계리적 가정의 정확성을 나타낸다. 보험 예실차는 예상 보험금·사업비와 실제 발생한 보험금·사업비의 차이다. 예실차의 절댓값이 작다는 것은 최적 가정을 바탕으로 정확한 CSM 산정이 이뤄지고 있다는 뜻이다.
예실차 분석은 리스크 관리, 재무계획, 경영성과 평가, 규제 준수 등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해 보험사의 재무건전성 확보 및 운영 효율성 강화에 기여한다. 보험사는 이를 바탕으로 미래 예측의 정확성을 높이고, 보다 효과적인 경영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내재가치 중심 경영의 결과 본업인 보험업에서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이어가고 있다"라며 "하반기에도 장기보험 등에서 높은 질적 수준을 유지하는 동시에 영업성과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롯데손보 측은 "보험회사에서 설계사들의 퇴사와 입사는 일상적인 현상으로 전혀 특별할 것이 없다"며 "성과가 극히 저조한 일부 퇴사 설계사의 일방적인 주장은 사실이 아닐 뿐더러 영업현장에서 성실히 땀흘리는 대다수 설계사들의 사기를 크게 저하시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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