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성과 신뢰도 운운하며 카드론 등 대출사업 내몰아"
[메가경제=노규호 기자] 금융권 노동조합단체들이 19일 금융위원회의 카드수수료 개편안에 크게 반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금융당국이 현 시국의 어려움 속에서 카드사를 압박하며 영세·중소가맹점을 위한 ‘생색내기’에 나섰다고 비판한다. 2012년부터 3년 주기로 반복되는 카드수수료 인하 정책에 카드업계가 신용판매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비용절감을 위한 노력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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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는 금융위원회 앞에서 ‘2025년 카드수수료 개편안’ 정책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 메가경제] |
이날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는 정부서울청사에 있는 금융위원회 앞에서 ‘2025년 카드수수료 개편안’ 정책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16일 금융위는 카드수수료 인하에 초점을 맞춘 개편안을 발표했다. 금융당국은 적격비용 산정 결과 영세·중소가맹점 카드수수료 부담경감 가능금액을 약 3000억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우대수수료율을 낮추기로 했다. 이에 따라 신용카드 수수료율은 연매출 10억원 이하 가맹점에 0.1%포인트, 연매출 10∼30억원 이하 중소가맹점에 0.05%포인트 인하된다.
또 금융위는 연매출 1000억원 이하의 일반가맹점은 수수료율을 동결하기로 했다며 카드업계가 감내 가능한 범위에서 자율적으로 추진한 결과라고 알렸다. 적격비용 재산정 주기는 기존 3년에서 원칙상 6년으로 늘었다.
임동근 사무금융노조 사무처장은 기자회견서 “일반가맹점 수수료 동결을 카드사 ‘자율’로 포장하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부담경감을 내세워서는 안된다”며 “정부의 잘못된 정책으로 발생한 내수부진을 민간기업이 떠안도록 하는 구조는 시장경제를 호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는 금융위가 내수부진 장기화를 해결할 실질적 대책 마련 대신 포퓰리즘에 매달린 결과”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금융당국이 지속적인 수수료 인하를 감행하면서 카드사의 수익성 악화와 함께 신용판매 수익률이 마이너스 수준으로 추락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카드사가 카드론 등 대출사업에 의존하게 되면서 대손비용 증가와 부실자산 확산이 발생했고 카드산업 전체 재무건전성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낳았다는 설명이다.
최호걸 금융산업노조 사무처장도 “금융위의 일방적 정책 발표는 소비자의 연회비 인상 및 무이자할부 혜택 축소를 발생시켰다”며 “당국은 금융계에 건전성과 신뢰도를 강조하면서 막상 카드사의 대출사업 의존을 부추기는 기형적인 산업구조를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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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서 발언하는 신지헌 롯데카드 노조 지부장. [사진= 메가경제] |
이어 발언한 신지헌 롯데카드 노조 지부장은 “카드사들이 신용판매에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출 취급 한도 역시 당국에서 정하고 있다”며 “카드사들이 수익을 낼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는 공동성명을 통해 “금융위가 수수료 정책을 명목으로 벌이는 카드산업 죽이기를 묵과할 수 없고, 더 이상 금융위에 카드산업 정상화를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며“금융위가 망가트린 카드산업과 카드노동자의 삶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은 금융위 해체와 관치금융청산 뿐”이라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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