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 류수근 기자] 수도권에 교회를 중심으로 한 감염자가 급증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4개월 보름여 만에 세 자릿수로 올라섰다.
특히 교회, 대형 상가, 학교, 패스트푸드 체인(롯데리아) 등 사람의 왕래가 많은 다양한 장소에서 확진자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면서 지역사회 내 감염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서울·경기·인천에서 하루 사이 총 72명의 환자가 발생하는 등 수도권에 코로나19 비상이 걸렸다.
![]() |
▲ 코로나19 일일 의심신고 및 확진자 현황. [출처= 중앙방역대책본부] |
이에 방역당국은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상향 조정하는 논의에 본격 착수했다. 우선 수도권에 한해 현행 1단계를 2단계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14일 0시 기준으로, 전날 대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03명이 추가되며 누적 확진자는 총 1만4873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역발생 확진자가 80명대로 급증하면서 신규 확진자 규모가 커졌다.
국내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100명을 넘은 것은 지난 7월 25일(113명) 이후 20일 만이다. 하지만 당시는 이라크에서 귀국한 우리 건설 근로자와 부산항 입항 러시아 선박 집단감염에 따른 해외유입 사례가 일시적으로 증가한 데 따른 것이었다.
지역감염 확산에 따른 100명대 기록은 사실상 지난 4월 1일(101명) 이후 4개월 반 만에 처음이다.
![]() |
▲ 14일 0시 기준 코로나19 국내 신고 및 검사 현황. [출처= 중앙방역대책본부] |
특히 국내발생 신규 확진자는 85명으로 전날보다 거의 두 배나 늘어났다.
지역발생 확진자 수는 올해 3월 31일(88명) 이후 136일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이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상향 기준지표 중 하나인 '일일 확진자 수 50∼100명'에 해당한다.
해외유입 사례는 18명이 확인되어 지금까지 총 2618명으로 전체 확진자의 17.6%을 차지했다.
새롭게 46명이 완치되어 격리해제자는 총 1만3863명(93.21%)으로 늘었으며, 현재 705명이 격리 중이다.
위·중증 환자는 14명이며, 추가 사망자는 나오지 않아 누적 사망자는 305명(치명률 2.05%)을 유지했다.
![]() |
▲ 14일 0시 기준 코로나19 지역발생 확진자 및 해외유입 확진자 현황. [출처= 중앙방역대책본부] |
최근 일일 확진자의 흐름을 보면 심상치 않음을 직감할 수 있다.
지난 10일부터 이날까지 일일 전체 신규 확진자는 28명-34명-57명-56명-103명으로 가파른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국내발생 확진자는 17명-23명-35명-47명-85명으로 더 급증세를 보였다. 해외유입 사례가 뚜렷했던 지난달의 분위기와는 크게 달라졌다.
14일 0시 기준 지역별 국내발생 확진자를 보면, 서울 31명, 경기 38명, 인천 3명 등 수도권에서만 72명으로 전체 신규 확진자의 70%에 육박했다. 그 이외 지역에서는 부산 5명을 비롯, 충남 3명, 광주 2명, 울산·강원·경북 각 1명씩이 확진됐다.
수도권 급증세는 잇따른 교회발 확산세의 영향이 크다. 경기도 고양시 교회발 확진자 증가가 잠잠해지는 듯했으나 이번에는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와 용인 우리제일교회발 집단감염이 커졌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코로나19 집단발병이 발생해 단 이틀만에 13명이 확진되는 등 급속히 퍼져나가고 있다. 이에 방역당국은 이 교회에 대해 시설폐쇄조치를 내렸다.
![]() |
▲ 서울지역 일일 신규 및 누적 확진자 현황. [출처= 중앙방역대책본부] |
서울시 방역통제관인 박유미 시민건강국장은 14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이런 내용을 밝혔다.
사랑제일교회와 관련해 교인 1명이 12일에 확진된 데 이어 13일에는 관련 확진자 누계가 13명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서울시 확진자는 11명이다.
방역당국은 이 교회의 다른 교인 15명과 가족 26명의 검체를 채취해 검사 중이다.
박 국장은 지금까지 파악된 사랑제일교회 관련 검사대상자가 1897명이며 앞으로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 교회 집단발병의 최초 감염경로는 아직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경기 용인 우리제일교회 관련 집단 감염도 인근 지자체로 확산하고 있다. 시흥·화성·군포서 지난 9일 예배 참석자들이 잇따라 확진됐다.
이날 3명의 추가 확진이 확인되며 전날까지 24명이던 이 교회 관련 누적 확진자는 최소 27명으로 늘었다.
전날 남대문시장 상가에 이어 동대문패션타운 통일상가에서도 확진자 2명이 새로 나왔고, 롯데리아 집단감염과 관련해서도 추가 확진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교생 감염도 잇따라 경기 용인시의 죽전고·대지고 집단감염 사례에서는 학생과 가족 등 총 8명이 확진됐고, 부산 해운대구 부산기계공업고등학교에서도 3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서울 지역의 하루 확진자 수가 5개월여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급격하게 늘어남에 따라 서울시는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검토에 나섰다.
이날 해외유입 확진자 총 18명 중 검역단계에서 7명이 확인됐고 지역사회에서 자가격리 중에 11명이 확진됐다. 내국인은 6명, 외국인은 12명이었다.
유입국가별로는 미국이 9명(외국인 8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라크·가나 각 2명, 필리핀·카자흐스탄·영국·알제리·에티오피아 각 1명씩이었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