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OLED·휘발유 등 연관 산업도 '호황'
[메가경제=이동훈 기자] 최근 소득 양극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프리미엄 모빌리티 시장은 오히려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자동차 산업과 문화가 존재하고 프리미엄 브랜드와 산업의 가치는 더욱 높아지고 있음이 실감나게 느껴지는 트렌드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국산 대표 프리미엄 차량 브랜드의 경우 2016년 6만 6000대 수준에서 작년 13만 대 판매로 약 2배 증가했다. 취득가액이 3억 원 이상인 ‘럭셔리 슈퍼카’도 23년도 판매량이 3138대로, 2018년 307대와 비교해 10.2배 증가했다.
지난달 현대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판매량은 13.7% 늘어난 4852대를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전체 전기차 시장이 –1%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프리미엄 전기차는 라인업을 대폭 확대하는 등 거센 공격에 나서 주목된다. 기아는 스페인에서 열린 '2025 기아 EV 데이'를 통해 준중형 전기 세단 EV4와 다목적 차량 PV5를 선보였다. 이들 모델은 올해 초 출시될 예정이다. 소형 SUV EV2 컨셉트카도 함께 공개됐다. EV4는 실용성과 합리적인 가격대를 겨냥해 유럽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 역시 고성능 N 모델로 시장 점유율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큰 인기를 끌었던 아이오닉 5 N의 여세를 몰아 아이오닉 6의 고성능 버전인 N 모델은 연말 출시가 예고됐다. 더 강력한 성능과 넉넉한 배터리 용량을 특징으로 한다. 제네시스도 GV60 부분변경 모델과 대형 SUV GV90을 앞세워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과거 모빌리티 사업에서 프리미엄 자동차란 기술과 장인 정신으로 일반 대중 시장용 자동차와는 차별화를 꾀한 고가의 자동차라는 의미였다. 그러나 지금의 개념은 완성차 기업들이 그들의 브랜드를 창출하고, 그 와중에서 발생한 니즈를 관련 용품 업체들이 개척하면서 편의성, 편안함, 성능, 경험 중심의 가치관으로 확장되고 있다.
눈에 띄는 분야는 타이어 부문이다. 한국타이어는 테슬라 모델Y·모델3, 포르쉐 타이칸, 현대차 아이오닉6,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BMW 7시리즈, 아우디 A8 등 전 세계 약 50여개 완성차 브랜드 약 280여 개 차종에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하며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끌었다.
와이퍼, 차량용 방향제, 연료첨가제, 핸들 커버 등도 고성능 프리미엄을 위주로 구매 비중이 점차 높아지는 추세라고 한다. 프리미엄 모빌리티 붐은 IT전자 분야에도 밀려왔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을 앞세워 차량용 프리미엄 디스플레이 시장 선점에 나섰다. 차량용 OLED는 일반 IT용에 비해 5배 가량 비싸지만, 자동차 소비 트렌드가 고급화되면서 관련 상품에 대한 수요가 갈수록 급증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향후 초고급 휘발유에 대한 수요도 계속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HD현대오일뱅크이 출시한 초고급 휘발유 ‘울트라 카젠’의 누적 판매량은 출시 3년 만에 20만 배럴을 돌파했다. 슈퍼카 차량 약 40만 대에 주유할 수 있는 양이다. 울트라 카젠은 2021년 말 HD현대오일뱅크가 국내 최초로 출시한 옥탄가 102 이상의 초고급 휘발유다. 슈퍼카와 국산 프리미엄 승용차 운전자를 타깃으로 개발했다.
HD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국내 고급 휘발유 시장이 2020년 대비 지난해 2배 넘게 증가하는 등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수요가 커지고 있다”며 “초고급 휘발유 취급점은 출시 당시 15개소에서 현재 전국 62개소로 확대했고, 향후에도 시장성 높은 지점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