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건전성 지표 개선 "신용등급 즉각 영향 못 미쳐"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메리츠증권이 부동산 경기 하락으로 자산건전성 부실 위험이 확산되는 메리츠캐피탈에 5000억원 이상을 지원하며 구원투수로 나선다. 메리츠캐피탈 유상증자에 참여해 부실자산을 매입하는 방식이다.
12일 금융투자업계와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오는 17일 메리츠캐피탈이 단행하는 2000억원(400만주)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지원한다. 메리츠증권이 메리츠캐피탈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 유상증자로 인한 지분구조 변동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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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 메리츠금융지주 사옥 [사진=메리츠금융그룹] |
메리츠캐피탈이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발행하는 신주를 메리츠증권이 인수하는 형태로, 메리츠캐피탈의 자본적정성을 제고하는 취지다.
나이스신용평가(나신평)에 따르면 메리츠캐피탈은 대출참가계약 방식의 자산 매각으로 지난 3월 말 기준 3334억원(대출자산원금 기준) 규모 자산을 메리츠증권에, 951억원을 외부 펀드에 매각할 예정이다. 건전성 분류 상 대부분 요주의 및 고정으로 분류된 자산으로 부동산 PF대출과 브릿지대출 등으로 구성된다.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조달과 부실자산 매각 등으로 메리츠캐피탈의 재무구조는 개선될 것이란 분석이다. 나신평은 "3000억원 이상의 자산 매각 및 2000억원의 유상증자, 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 다각도의 재무구조 개선계획으로 메리츠캐피탈의 자산건전성과 자본적정성은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리츠캐피탈은 이번 유상증자와 별도로 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도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이러한 계획에도 신용평가업계에서는 메리츠캐피탈 신용도에 유의미한 개선이 있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회사에 5000억원 이상의 유동성을 지원하는 메리츠증권이 다소 부담이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나신평은 "매입한 부동산PF 자산(본PF 및 브릿지론)의 대부분이 관련 사업장의 사업성과가 저조하고 기존 요주의 이하자산으로 분류되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되기 때문에 메리츠증권의 자산건전성비율을 저하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유동성 지원에 대해 긍정적 시각도 존재한다. 나신평은 "메리츠증권은 IB(투자은행)부문에서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증권 산업 내에서 우수한 경쟁 지위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우수한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메리츠캐피탈에 대한 지원을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손실 완충력을 보유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메리츠증권의 신용등급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메리츠캐피탈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부실 자산 매각에 대한 노력을 꾸준히 하고 있고 선제적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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