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수익성 개선 긍정적...일각선 통신망 품질 저하 우려도
[메가경제=신승민 기자] KT가 AICT(인공지능+정보통신기술) 기업을 명분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한다. 기술 전문 자회사를 설립하고, 인력 재배치를 통해 수익성을 높여 본격적인 AI 중심 전환을 추진할 계획이다. 종국적으로 인력을 23%나 감축해 후폭풍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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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섭 KT 대표가 지난달 1일 열린 M360에서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KT] |
KT는 네트워크 인프라 관리 업무를 담당할 자회사 KT넷코어와 KT P&M을 설립하고 본사 인력을 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지난달 지난달 노사 간 협의를 통해 확정됐다. 회사 측은 네트워크 인프라 담당 인력의 고령화로 인해 향후 인력 감소가 우려됨에 따라 인력 재배치와 신규 인력 충원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KT는 전출 희망자 접수를 지난달 28일까지 받기로 했으나 이후 이달 4일까지로 연장했다. 접수 결과 전출 희망자는 1723명(KT넷코어 1483명, KT P&M 240명)으로, 기존 목표 인원인 3780명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와 함께 특별희망퇴직 신청도 받았으며, 총 2800여 명의 직원이 8일자로 퇴직할 예정이다. 이번 구조조정으로 KT의 전체 인력은 기존 대비 23% 감소한 약 1만 5000여 명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이번 구조조정은 KT가 당초 선언했던 AICT기업으로 전환을 가속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수익성이 낮은 부서와 사업을 정리하고 신사업인 AI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3분기 실적은 클라우드와 IDC 등 비통신 부문 성장에 힘입어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도 AI 투자 규모를 확대하는 추세다.
김영섭 KT 대표는 "빅테크 기업들이 과감히 혁신 성장을 하는 동안, 국내외 통신사는 십수 년간 성장 정체기를 겪고 있다"며 기업 체질 개선의 시급함을 강조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구조조정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KT의 구조 개편이 "네트워크 부문을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로 물적 분할하는 방식"이라며, "조직 슬림화와 수익성 개선에 유리하며, 신사업 성장성과 가치 평가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퇴직금 지급으로 인한 일회성 비용 발생이 4분기 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 경우 주당 배당금 축소가 불가피해진다. KT는 2014년 대규모 명예퇴직 당시 약 1조 원 규모의 일회성 비용을 지급해 영업손실 8130억 원을 기록한 바 있으며, 같은 해 배당금 지급은 없었다.
또한, 구조조정으로 KT의 강점인 통신망 품질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역량있는 직원들의 퇴직으로 업무 과중이 생기고, 해당 업무가 자회사로 넘어갈 경우 업무 연속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KT 새노조는 지난 30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구조조정을 비판하며 2018년 KT 아현지사 화재와 같은 사고가 재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KT는 자회사 설립 취지가 네트워크 인프라의 안정성과 서비스 품질 유지에 있다고 설명하며, 고숙련 인력들이 정년 이후에도 3년간 더 근무하며 신입 직원들에게 전문성을 전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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