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 전환 장기간 어려워", "새 프로젝트 철회 예상"전망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증권사들이 SK이노베이션에 대해 실적 부진 등을 이유로 혹평하며 목표주가를 대거 하향하고 나섰다. SK이노베이션은 SK E&S와 합병을 앞둔 가운데 주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면서 주주들의 시름을 깊게 하는 실정이다.
배터리 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 SK온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의 영향으로 2분기에 4601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SK이노베이션은 45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는 주가 부진으로 이어졌다. 주가는 지난해 8월 8일 19만1300원을 장중 기록한 후 정확히 1년이 지난 8일 9만7700원으로 마감하며 약 49% 가량 빠져 1년 새 반 토막 났다.
SK이노베이션은 SK E&S와의 합병으로 자산 100조 규모의 에너지 기업이 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뜨겁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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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SK 서린빌딩 [사진=SK] |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석유사업의 정제마진 약세, 배터리사업 가동률 하락에 따른 고정비 부담 등이 있었다"며 "하반기에는 정제마진이 회복세를 보이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증권가도 목표주가를 내리고 있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정유·화학·윤활유 부문의 상대적으로 견고했던 수익성 기여에도 배터리부문의 위축된 영업환경이 실적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며 "배터리부문의 적자 장기화 기조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은 합병 추진을 통해 사업 및 재무구조 변화를 추진하고 2030년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지만, 에너지 시장 격변기에 단기 성과 예측이 어려운 현재 상황에 사측의 중장기 가이던스를 현 시점부터 주가 평가에 반영하기는 다소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성과 가시성이 도출돼야 투자심리 또한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목표가는 기존 13만 원에서 12만 원으로 7.7% 하향 조정했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SK E&S와 합병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신용등급 보완을 통한 금융비용 안정화, 에너지 종합 기업으로의 변화 기대감은 여전히 유효하다"면서도 "배터리 사업 흑자 전환은 장기간 어렵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목표가는 20만원에서 16만원으로 내렸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인한 전기차 수요 성장세 둔화와 중국의 과잉 생산능력 전략 추진 등에 대응하기 위해선 포트폴리오 풀 라인업, 단위당 생산능력 확대, 원재료 구매 경쟁력 강화, 고객 다변화 등에 시설투자(CAPEX)가 계속해서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재무구조를 강화하기 위한 적절한 합병 등 재무적 기법이 꼭 필요하다"며 "그룹 내 지원이나 정부의 암묵적 도움이 없는 배터리 신증설 프로젝트들은 존폐의 위기를 겪으며 페이퍼 상의 역외 신증설 프로젝트들의 급격한 철회 또는 지연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목표주가는 16만5000원에서 14만5000원으로 내렸다.
김도현 SK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 부진을 정기보수 영향 및 정제마진 하락, 그리고 배터리 부문 자회사인 SK온의 부진에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2분기를 저점으로 향후 실적은 점진적으로 회복하겠으나 SK온의 펀더멘털 회복이 중요하다"면서 목표가를 16만원에서 14만원으로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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