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저변 확대 모색...업비트 처럼 점유율 반등?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국내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이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실명계좌) 제휴 은행을 KB국민은행으로 변경하기 위한 절차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빗썸이 20·30 세대 확장을 통해 업비트와 한층 더 치열한 점유율 쟁탈전이 벌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14일 가상자산 업계와 메가겨제 취재에 따르면 최근 최근 빗썸은 국민은행과의 실명 계좌 제휴에 합의하고 금융 당국에 제휴 은행 변경 신고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부터 NH농협은행과 맺어왔던 실명 계좌 제휴를 국민은행으로 교체하기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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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빗썸] |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감독규정 개정에 따라 실명계좌 관련 사항에 변동이 생기면, 해당 사항이 반영되기 30일 전에 변경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당국의 심사를 거쳐 변경신고가 수리되면 이르면 다음달 말부터 제휴 은행을 국민은행으로 변경할 수 있게 된다.
빗썸과 NH농협은행은 그간 1년 단위로 계약을 연장했지만, 지난 3월 말엔 6개월만 계약을 연장해 내달 24일 계약 만료를 앞둔 상황이다. 빗썸의 제휴 은행 변경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 3월에도 빗썸은 국민은행과의 계약을 추진하다 금융당국이 제동을 걸어 무산돼 기존 제휴 은행인 농협은행과 6개월 재계약했다.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1년 단위로 실명계좌 계약을 연장한다. 이 때문에 당시에도 빗썸이 계약을 6개월만 연장한 것을 두고 국민은행과의 협상에 재차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있었다. 업계에서는 NH농협은행에 비해 20·30대 고객 비중이 높은 KB국민은행으로 제휴 은행을 변경하는 것이 점유율 확대 측면에서는 유리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다만 최근 NH농협은행과 빗썸이 나쁘지 않은 관계를 구축해 이번 변경작업이 쉽게 예상치 못한 결과라는 반응도 있다. 지난달 29일 강남역 일대에 ‘빗썸라운지 강남점’를 열면서 신규 계좌 개설을 위한 NH농협은행 창구 2곳을 마련했다. 또, 빗썸 애플리케이션(앱) 내에서 계좌 개설을 지원하는 등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는 IBK기업은행에서 케이뱅크로 제휴 은행을 바꾼 이후 점유율이 급상승하며 시장 1위로 올라섰다. 케이뱅크 덕분에 계좌 개설이나 입출금 접근성이 제고됐다는 평가다. 지난 6일 기준 가상자산 데이터 공유 사이트 코인게코 '24시간 거래대금' 기준 가상자산 거래소 점유율은 업비트가 64%, 빗썸이 29%로 나타난 상황이다.
가상자산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빗썸과 KB국민은행이 서로 괜찮은 거래를 한 것”이라며 “결국 관건인 젊은 층 유입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향후 업비트와 점유율 경쟁 신호탄을 쏜 셈”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빗썸 관계자는 “제휴 은행 변경 여부 검토는 재계약 시점을 앞두고 통상적으로 이뤄지는 사안”이라며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빗썸은 2025년 하반기를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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