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측 "권한 집중 방지·투명성 제고 차원"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준 키움프라이빗에쿼티(PE) 대표가 사내이사 선임 3개월 만에 키움증권 이사회 공동의장직에 올랐다. 이사회 중심의 책임경영 구조를 표방한 결정이지만, 경영 전면 등판을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지난 27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김 대표를 이사회 공동의장으로 선임했다. 기존 이사회 의장이던 이현 부회장과 공동체제를 구성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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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키움증권] |
김 대표는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됐지만, 당시에는 경영에 직접 참여하지 않는 비상근 이사였다. 그런 그가 불과 3개월 만에 이사회 수장 반열에 오른 셈이다. 이례적인 인사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국내 증권사 대부분은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는 구조다. 한국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DB금융투자, 메리츠증권, 케이프투자증권 등도 이런 체제를 따르고 있다. 대신증권의 경우 양홍석 부회장이 주요 경영직을 거친 후 이사회 의장을 맡았다. 반면, 키움증권처럼 경영 경험이 없는 인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과거 김익래 전 회장이 대표이사를 맡지 않고 이사회 의장을 수행했던 전례와 유사하다.
키움증권은 공동 의장 선임 배경에 대해 “김동준 이사는 회계학과 경영학을 전공하고 회계법인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전문가로, 글로벌 사업과 리스크 관리 부문에서 이사회 차원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동의장 체제는 단독 의장 체제에서 발생할 수 있는 권한 집중을 방지하고, 보다 신중하고 투명한 이사회 운영을 위한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당국은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겸직 시 이해상충을 방지하기 위해, 내부통제위원회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사회 중심 경영이 실제로 실효성을 가질지 여부는 향후 이사회 운영과 의사결정 과정을 통해 평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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