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가격 동결 약속 파기'...과자 13품목 인상 '단행' 논란

정호 기자 / 기사승인 : 2024-11-29 16: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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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월만에 뒤집힌 약속, 원가 절감 '결국 실패'
롯데웰푸드·해태제과 이은, 도미노 인상 속 '눈치'

[메가경제=정호 기자]"원재료 부담이 큰 것은 알겠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도 과자를 구입하는 데 비싸지는 건 마찬가지다. 가격을 인상하면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서울시에 거주하는 한 40대 학부모의 말이다. 오리온이 올해 초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는 태도를 뒤집고 과자 13품목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오리온 측은 초콜릿·견과류 가격이 급등하면서 내린 불가피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다만, 앞선 입장과 상반되는 행보를 보였기에 소비자를 기만했다는 지적은 피해 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 한 대형마트에서 판매 중인 초코파이.[사진=메가경제]

 

28일 유통업계와 메가경제 취재 따르면 오는 12월 1일부터 오리온 주요 과자제품 13종의 가격이 평균 10.6% 인상된다. 가격 인상 대상 제품은 초코송이가 20%로 가장 높았으며 다이제초코 12%, 마켓오 브라우니 10%, 오징어땅콩 6.7% 등으로 오름폭이 컸다. 초코파이는 가격 인상 제외 품목이다. 

 

오리온은 초콜릿과 견과류 등 원재료 가격이 급등해 내린 '불가피한 조치'란 점을 강조하지만 시장 반응을 냉담할 전망이다. 지난 3월 이승준 대표의 농림축산식품부 보도자료를 통해 남긴 말과 대조되기 때문이다. 당시 이 대표는 "자체적인 기술 혁신과 원가 절감 노력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좋은 품질의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에도 오리온은 "2024년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며 "과거 제품의 양을 꾸준히 늘려온 것처럼, 기술 혁신과 원가절감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두 차례나 강조한 해당 발언은 지켜지지 않았으며 되레 소비자 부담으로 가중됐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오리온의 가격인상을 두고 앞서 이뤄진 롯데웰푸드와 해태제과의 가격 인상에 따른 조치로 내다봤다.

 

롯데웰푸드는 지난 6월 초콜릿이 포함된 빼빼로, 가나 초콜릿을 비롯한 제품 가격을 평균 12% 인상했다. 해태제과 또한 12월부터 홈런볼, 자유시간, 포키 등 초콜릿 제품 가격을 평균 8.59% 높였다. 두 업체가 모두 가격을 올릴 때까지 눈치를 봐왔다는 지적이다.   

 

업계의 잇따른 제품 가격 인상의 주된 배경에는 코코아 가격이 2배 가까이 오른 데 기인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를 살펴보면 2022년 1월 기준 코코아 가격은 2540달러 수준에서 올해 11월 8063달러까지 약 3배 치솟았다. 

 

카카오 가격 인상의 주된 배경은 주요 생산지인 서아프리카에 이상 기후로 인한 폭우, 가뭄, 감염병이 퍼지며 생산량이 급감한 데 기인한다. 오리온은 이제 원재료 비중이 높은 투유 제품은 30% 이상 가격을 인상해야 하기에 제품 공급을 일시 중단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카카오 원료 가격이 급등하며 원가 부담이 가중됐으나 전사 차원의 관리 비용 절감, 구매 프로세스 혁신 등 원가절감 노력을 통해 감내해 왔다"며 "그러나 카카오 원료를 사용한 일부 제품의 경우 이익이 마이너스로 돌아서거나 급감하며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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