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2세 英여왕 장례식] 10일간 일정 '유니콘 작전' 돌입…19일 대규모 국장 후 영면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2-09-10 16: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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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이 아닌 장소서 서거할 경우…서거 다음날이 ‘일정 첫날’
바이든 美 대통령 “엘리자베스 2시 장례식 참석할 것”
영국 전역 추모분위기 조성…파업·축구·금리결정 미뤄
찰스 3세 국왕 버킴엄궁 입성...10일 공식 즉위 선포

96세의 일기로 서거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열흘 간의 장례절차가 9일(현지시간) 개시됐다. 장례식은 10일간의 애도 기간을 거친 뒤 오는 19일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국장으로 엄수될 예정이다.

여왕은 8일 여름 휴가를 보내던 스코틀랜드 시골 별장인 밸로멀성(Balmoral Castle)에서 서거했다. 이곳은 스코틀랜드 북동부 애버딘셔 지역에 위치한 영국 왕실의 유서 깊은 여름 별장이다.

영국 왕실은 런던이 아닌 곳에서 여왕이 세상을 떠나자 사전에 수립·명명된 ‘유니콘 작전(Operation Unicorn)’의 실행에 돌입했다. 앞서 버킹엄궁은 8일 여왕의 서거 사실을 공식 공표한 뒤 전국에서 1분간 묵념을 했다.
 

▲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열흘간의 국장 절차. [그래픽=연합뉴스]

공식 공표 이전에 군주를 대신해 영국 정부를 운영하는 리즈 트러스 총리와 내각, 여왕을 위한 정치문제 자문기관인 추밀원은 여왕의 개인 비서로부터 사전 통보를 받았다.

이후 여왕의 처소와 영국 관가에는 일제히 조기가 게양됐다. 버킹엄궁에서는 공식 서거 발표문을 철책에 내걸었고, 웨스트민스터 사원과 세인트폴 대성당에서는 종이 울렸다.

통상 서거일인 전날을 첫날로 정하지만 전날 저녁 시간대에 서거 소식이 확인되면서 왕실 측은 이튿날인 이날부터 열흘 간의 장례일정을 시작하기로 했다.

영국 왕실은 사회적 혼란을 신속히 관리하고 장례를 준비한다는 취지에서 여왕의 서거 상황을 가정한 구체적 대응 계획을 미리 준비했다.

▲ 9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의 한 성당에 엘리자베스 2세의 사진과 추모 방명록이 놓여 있다 [시드니 EPA=연합뉴스]

‘유니콘 작전’은 이 계획의 부속 계획으로, 여왕이 런던이 아닌 장소에서 서거할 경우를 염두에 두고 명명된 장례 실행 계획이다.

이 계획에 따라 여왕의 관은 스코틀랜드에서 런던으로 옮겨지며 열흘 간 정해진 장소에서 장례미사와 조문, 거대한 국장 행사까지 치른 뒤 영면에 들게 된다.

여왕의 관은 장례 일정의 첫날인 이날은 생을 마감한 벨모럴성에 머물렀다.

이어 둘째 날인 10일은 여왕의 장남이자 왕세자였던 찰스 3세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잇는 공식 군주로 선포되고, 11일엔 여왕의 관이 밸모럴성에서 육로로 스코틀랜드 의회가 있는 에딘버러 홀리루드 궁전으로 옮겨진다.

넷째 날인 12일엔 스코틀랜드 의회에서 성 자일스 대성당까지 여왕의 관을 앞세운 장례행렬이 이동하게 된다.

성 자일스 대성당에서는 왕실 일가가 참석한 가운데 장례 미사가 거행되고, 미사가 끝난 뒤에는 여왕의 관이 성 자일스 대성당에서 24시간 동안 대중에 공개될 예정이다.


찰스 3세는 성 자일스 대성장 장례 미사를 통해 군주로서 일청을 첫 소화한다.

12일 늦은 밤에 여왕의 유해는 스코틀랜드를 떠나 런던으로 옮겨지며 13일에는 버킹엄궁에 도착한다.

서거 6일째인 14일엔 여왕의 관이 버킹엄궁 웨스트민스터홀에 놓여지고 짧은 예배를 거친 뒤 일반인들이 조문할 수 있는 나흘 간의 참배 기간이 이어진다.

찰스 3세 국왕은 16일부터 18일까지 장례식 참석을 위해 방문한 전 세계 주요 인사 및 외국 왕가 인사들을 맞이할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인텔 공장 착공식에 참석한 뒤 백악관으로 돌아오는 길에 공항에서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기 전 기자들로부터 질문을 받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장례식에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자세한 일정은 아직 모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과 찰스 3세 국왕의 첫 회동도 이 기간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여와의 장례식은 19일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큰 규모의 국장으로로 거행된다.

여왕의 관은 웨스트민스터 홀에서 사원으로 옮겨지고, 전국에서는 2분간 묵념이 진행된다. 1시간의 예식이 끝나면 여왕의 관이 밧줄로 끄는 총포차에 실려 하이드파크까지 옮겨지고, 거대한 장례행렬이 뒤따르는 광경이 연출될 예정이다.

이후 여왕의 관은 영구차에 실려 윈저성에 도착, 성 내 성조지 교회에서 예식과 함께 지하 납골당으로 내려진 뒤 여왕은 영면에 든다.

윈저성은 잉글랜드 버크셔주 윈저에 위치한 성채로, 런던의 버킹엄궁과 함께 영국 국왕의 대표적인 공식 주거지다.영국 정부는 여왕의 서거에 따라 장례식 1주일 후까지 추모 기간을 설정했다.

정부가 발표한 추모 기간 가이드라인은 민간 활동에 특별한 제약을 두지는 않고 각자의 결정에 따르도록 했다. 그러나 영국 사회 전반에 추모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9일 여왕을 추모하기 위해 10~12일 예정된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연기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 시간으로 11일 오전 1시 30분 열릴 예정이었던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과 맨체스터시티의 경기도 연기됐다.

영국 중앙은행은 다음주로 예정된 금리 결정 회의를 22일로 연기하기로 했다. 현재 영국의 기준금리는 1.75%인데, 15일 회의에서 금리를 0.5%포인트나 0.75%포인트 올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왔다.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인 우편과 철도 노조는 여왕의 서거에 따라 진행 중이던 파업을 잠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찰스 3세(74) 영국 새 국왕은 밸모럴성에서 하루를 보낸 뒤 9일(현지시간) 런던 버킹엄궁에 처음 입성했다. 이후 리즈 트러스 총리와 첫 면담을 하고 저녁엔 첫 TV 녹화연설을 내보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서거로 왕위가 자동 승계된 지 하루 만에 새 군주로서 첫 공식 일정 소화에 나선 것이다.

엘리자베스 2세의 서거에 따라 왕위를 계승한 찰스 3세 즉위는 10일 세인트 제임스 궁에서 열리는 즉위위원회 회의에서 공식 선포된다. 그러나 대관식은 행사 준비에 많은 시간이 필요해 최소한 수개월 뒤에 열릴 전망이다.

과거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대관식은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즉위 1년 4개월 만에 열렸다.
 

900여 년 전 이곳에서 처음 대관식을 올린 국왕이 ‘정복왕’으로 불리는 윌리엄 1세였고 찰스3세는 400번째가 된다.영국 국교회 방식으로 치러지는 대관식의 절정은 캔터베리 대주교가 국왕에게 1661년부터 내려온 ‘세인트 에드워드 왕관’을 씌워주는 장면이다. 런던 타워에 보관된 2.23㎏의 이 왕관은 대관식 때만 사용된다.

BBC, 가디언 등 영국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찰스 3세는 선왕의 서거 직후 국왕이 됐으며 왕위 계승과 관련한 첫 조치는 왕명을 정하는 것이었다.

찰스 3세는 공식 이름에 포함된 찰스, 필립, 아서, 조지 가운데 왕명을 선택할 수 있었으나 일반적인 예상대로 평생 불려왔던 이름인 찰스를 택했다.

찰스 3세와 더불어 그의 부인과 장남도 신분이 변경된다. 찰스 3세가 왕세자였던 시절 결혼했으나 세자빈 호칭을 얻지 못했던 부인 커밀라는 콘월 공작부인에서 왕비(Queen Consort)로 격상된다.

케임브리지 공작이었던 장남 윌리엄 왕자는 콘월 공작을 겸하게 된다. 그는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왕세자의 작위인 웨일스 공(Prince of Wales)을 얻게 되지만 이를 위해서는 별도의 책봉 절차를 거쳐야 한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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