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이석호 기자] 이종호 JW그룹 명예회장이 30일 오전 7시 49분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0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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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호 JW그룹 명예회장 [사진=JW그룹] |
JW그룹에 따르면, 이 명예회장은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입원 중 전날 병세가 급격히 나빠졌고,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면에 들었다.
이 명예회장은 1945년 광복둥이 기업으로 창립된 조선중외제약소(JW중외제약 전신)의 창업주인 성천 이기석 선생의 차남으로, 1932년 경기 김포에서 태어났다.
그는 서울고, 동국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에서 경영대학원 과정을 마친 뒤 1966년 회사 경영에 본격적으로 참여했다.
이후 1969년 국내 최초이자 세계 두 번째 합성 항생제인 '리지노마이신' 개발에 성공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당시 국내에서 선풍적인 반응을 이끌어낸 리지노마이신은 경영 위기로 어렵던 회사의 기틀을 다지고, 국내 제약 산업을 한 단계 진보시키는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1973년 12월에는 영국 약전에 수록돼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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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3년 9월 종합연구소 설립식에서 이종호 회장과 고 이한표 초대연구소장(왼쪽) [사진=JW중외제약] |
또 1974년 당시 페니실린 항생제 분야 최신 유도체로 평가받던 '피밤피실린' 합성에도 성공해 '피바록신'을 개발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1960년대 후반부터는 머크, 애보트 등 유럽과 미국의 주요 제약사들과 기술 제휴를 통해 국내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는 동시에 전문의약품 중심으로 사업을 넓혀갔다.
이어 1970년대 초반 기초원료 합성과 생산을 위한 연구에 집중한 그는 국내 최초 소화성궤양 치료제 '아루사루민', 진통·해열제 '맥시펜’, 빈혈치료제 '훼럼', 종합비타민 '원어데이' 등 신제품을 시장에 내놨다.
특히 그룹 성장의 발판이 된 수액 사업 초기에는 적자를 보면서도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2006년 1600억원을 투자해 충남 당진에 세계 최대 규모의 수액 공장을 지은 JW그룹은 2019년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한 3체임버 종합영양수액 '위너프(수출명 피노멜)' 완제품을 아시아권 제약사로는 처음 유럽 시장에 수출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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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호 JW그룹 회장은 일본 주가이제약社와 공동으로 C&C신약연구소를 설립했다. [사진=JW그룹] |
이 명예회장은 1975년 중외제약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무엇보다도 신약 개발을 강조했다.
그는 국내에 신약에 대한 인식이 낮았던 1983년에 R&D 역량 강화를 위해 중앙연구소를 설립했고, 1986년에는 신약개발 연구조합 초대 이사장을 맡기도 했다.
1992년에는 국내 최초의 합작 바이오벤처 C&C신약연구소(현재는 JW중외제약 지분 100%)를 일본 주가이제약과 절반씩 지분 투자로 설립했고, 2000년 미국 시애틀에 연구소인 JW세리악(현재 미국 보스턴 소재)을 세웠다.
사회 환원에도 적극적이었던 그는 2011년 사재 200억 원을 출연해 공익재단인 중외학술복지재단을 설립해 보건의료 분야 학술연구와 소외계층을 지원하고 있다.
이와 함께 2015년 국내 최초로 기업 주최 장애인 미술 공모전인 JW아트어워드를 제정해 장애 예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과 장애인 작가들의 작품 활동 개선에도 기여했다.
고인의 장례는 JW그룹 회사장으로 치러진다.
유족으로는 부인 홍임선 여사와 3남 1녀(이경하·동하·정하·진하)가 있다.
빈소는 연세대 신촌 장례식장 특1호실에 마련됐고, 조문은 내달 1일 오전 10시부터 가능하다.
발인은 3일 오전 7시이며, 장지는 경기 연천군 중면 횡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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