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의 결단 “신뢰 회복이 최우선”...HDC현산, 화정 아이파크 전면 철거

김형규 / 기사승인 : 2022-05-04 17:3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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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회장 “입주 예정자 불안감 해소 위한 결정”
철거‧재시공 후 준공까지 약 70개월 소요 예상

HDC현대산업개발이 지난 1월 광주 서구에서 발생한 화정 아이파크 사고와 관련해 붕괴된 201동을 포함한 전체 8개 동을 모두 철거 후 재시공한다고 4일 밝혔다.

사상 유례없는 전면 철거·재시공이 될 이번 결정은 기업 신뢰 회복을 우선시한 사측의 판단으로 보인다. 이번 결정으로 3700억 원가량의 막대한 금액이 추가 투입될 것이라는 추산이 나와 큰 손실이 예상된다. 징계와 관련해 서울시와 진행 중인 법정 공방도 해결 과제다.
 

▲ 정몽규 HDC 회장(가운데), 유병규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왼쪽), 하원기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오른쪽)이 광주 화정 아이파크 사고와 관련해 기자간담회에서 고개 숙여 사과하는 모습 [사진=HDC현대산업개발 제공]

 

이날 오전 정몽규 HDC 회장은 서울 용산 사옥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고로 돌아가신 근로자 가족분들의 보상 외에는 체감할만한 사고수습 모습을 보이지 못해 다시 한번 죄송하다”며 “광주 화정 아이파크 8개 동 모두를 철거하고 새로 짓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 회장은 “지난 2월 실종자 구조작업 이후 피해보상을 위한 대화를 이어왔으나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회사의 불확실성도 이어져, (전면 철거‧재시공해달라는) 입주 예정자의 요구에 따르기로 했다”며 이번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1월 사고 직후 현대산업개발은 붕괴된 201동만 전면 철거·재시공한다는 계획을 밝혔었다. 나머지 동에 대해서는 정밀안전진단에서 문제가 발견될 경우만 철거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했었다.

약 4개월 만에 안전진단과 무관하게 8개 동 전체를 철거하는 쪽으로 대책을 수정한 것이다.

이에 대해 현대산업개발은 입주 예정자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특히 설계변경 시 합의가 지연될 가능성을 고려하면 결정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 HDC현대산업개발의 광주 화정아이파크 신축 아파트 붕괴사고 현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당시 사고는 201동 공사 현장의 39층 바닥의 배관 설치용 여유 공간인 PIT층 붕괴로 시작됐다. 곧이어 23층까지 붕괴가 이어지며 외벽과 기둥 등이 모두 무너져내렸다. 이로 인해 현장 작업 중이던 근로자 6명이 사망했고 부상자 1명이 발생한 대형참사다.

화정 아이파크는 총 847세대, 8개 동의 1·2단지로 구성된 주상복합 단지다. 당초 오는 11월 30일 입주가 예정돼 있었다. 현대산업개발은 이번 전면 철거·재시공으로 다시 준공되기까지 70개월 가까이 더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른 재시공 비용과 주민의 입주 지연 보상비까지 합치면 약 3700억 원을 웃도는 금액이 추가 투입될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산업개발은 해당 사고로 인한 손실을 지난해 실적에 1750억 원으로 반영했으며 올해 비용 처리로 2000억 원가량 추가될 것으로 예상 중이다.

사측의 예상대로 약 5~6년(70개월)간 입주가 지연된다면 계약자당 보상금은 1억 600만 원에 가까울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산업개발이 손실을 감수한 대책을 결정했으나, 시공사 자격 박탈과 영업정지 등의 징계도 회사의 과제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지난해 6월 벌어진 광주 학동 재개발 철거 현장 붕괴사고에 대해 현대산업개발에 영업정지 8개월을 처분했다. 이에 현대산업개발은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해 효력 정지 결정을 받아낸 상태다. 다만 본안소송 1심 판결까지 법정 공방이 남아있다.

이에 더해 국토교통부의 요청으로 서울시가 화정 아이파크 붕괴사고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징계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메가경제=김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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