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찰 통한 변경 법적 문제 없다지만,상도의는?
[메가경제=장익창 대기자] '곰표밀맥주'가 올여름 제조사를 변경해 출시되는 과정에서 대한제분의 '갑질'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2020년 5월 출시 이후 약 6000만캔이 팔린 곰표밀맥주는 수제맥주 업계 판도를 바꿀 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기존 맥주 브랜드를 위협할 맛과 품질로 각광을 받았다. 곰표밀맥주는 곰표밀가루로 유명한 대한제분의 상표권을 바탕으로 제조·판매 등을 수제맥주 제조사인 세븐브로이가 맡고 유통은 BGF리테일(CU)에서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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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표밀맥주 변경 전 곰 캐릭터 적용, 변경 후 호랑이 캐릭터 활용. [사진=세븐브로이] |
이런 가운데 최근 대한제분이 3년 간 상표권 사용계약 종료로 세븐브로이 대신 다른 수제맥주 제조사인 '제주맥주'를 새 생산업체로 선정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세븐브로이로서는 곰표밀맥주의 인기로 생산시설 증설과 원료를 비축해 놓은 상태다. 하지만 대한제분의 생산업체 변경에 따라 세븐브로이는 새 브랜드로 변경해 제품을 생산해 팔아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복수의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상표권 사용 종료로 새로운 제조사를 선정한 것에 대해서는 법적 문제는 없다고 해도 상도의상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 협업관계는 신뢰를 바탕으로 이뤄지고 곰표밀맥주의 성공에 세븐브로이의 기여가 적지 않음에도 3년만에 사업을 중단한다면 생산 증설은 할 필요가 없었다"고 입을 모은다.
세븐브로이맥주는 최근 곰표밀맥주의 맛을 찾아준 소비자를 위해 '대표밀맥주'로 브랜드를 변경했다. 세븐브로이는 대한제분의 문제 제기에 맛은 그대로 하되 곰표밀맥주 디자인의 곰 이미지는 호랑이로 바꾸고 초록색을 빼고 노란색을 대표 색상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세븐브로이 측은 “대한제분 결정에 따라 당사에서 곰표밀맥주를 계속 생산할 수 없게 됐다. 대표밀맥주는 상표권적으로 법적 이상이 없음을 확인해 새로운 디자인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대한제분 측은 '갑질'논란에 당혹스러워 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대한제분 관계자는 "상표권 사용계약 만기가 다가오면서 입찰을 실시했고 공정한 절차를 거쳐 새로운 생산업체를 선정했다. 세븐브로이의 그간의 기여는 인정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갑질 논란을 운운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해명했다. 또한 대한제분 측은 "대표밀맥주의 상표나 디자인과 관련 문제를 검토 중이며 곰표밀맥주에 악영향을 끼칠 경우 적극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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