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 김민성 기자] 롯데 신동주 신동빈 다툼의 끝은 어디? 그룹 경영권을 놓고 벌어지는 롯데 신동주 신동빈 패권 다툼의 핵심도 역시 벼리를 잡는 일인 듯하다. 벼리란 그물을 다룰 때 잡는 줄이다. 이 곳을 잡아 당겨야 그물 전체가 쉽게 끌려올라온다. 그물의 다른 부분은 아무리 힘들여 잡아당겨 본들 힘만 들고 그물 전체가 쉽게 당겨지지도 않는다.
과거 한 나라의 권력을 쥐고자 했던 야심가들이 왕의 신병을 먼저 확보하려 했던 것도 벼리 잡기의 일환이었다. 왕을 보호한 자가 왕의 입을 통해 자신의 뜻을 효과적으로 관철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롯데 신동주 신동빈 두 사람의 경영권 다툼도 신격호 회장에 대한 신병 확보 싸움의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건강이 별로 좋아 보이지도 않고 이미 90대 초반의 고령인 아버지를 두고 벌이는 싸움은 누가 이기든 결코 좋은 인상을 남기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롯데 신동주 신동빈 두 형제의 다툼은 노골적으로 아버지의 신병 확보 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이 싸움의 구체적 형태는 롯데 신동주 신동빈 형제의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 집무실 쟁탈전으로 나타나고 있다.
먼저 총괄회장 집무실을 장악한 측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었다. 수개월 전 신격호 회장을 24년간이나 그림자처럼 보좌해온 김성회 비서실장을 물러나게 하고 이일민 전무를 그 자리에 앉힌 것은 총괄회장 집무실 장악의 첫걸음이었다.
이후 신격호 총괄회장은 신동빈 회장 측근들의 인의 장막에 둘러싸이게 됐다. 이로써 롯데 신동주 신동빈 두 사람의 벼리잡기 싸움은 신동빈 회장의 승리로 귀결되는 듯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의 반격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지난 16일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에게 신격호 총괄회장 집무실이 있는 롯데호텔 34층에서 비서진을 철수시키고 CCTV들도 철거하라고 통보했다.
그같은 내용이 담긴 '통고서'란 제목의 글 작성자는 '신격호' 총괄회장으로 돼 있었다. '통고서'엔 신격호 총괄회장의 명예를 회복하라는 내용도 담겨 있었다.
롯데 신동주 신동빈 두 사람의 벼리잡기 다툼을 더욱 실감나게 하는 일은 또 있다. 최근 신동주 전 부회장은 'SDJ코퍼레이션'이라는 특수목적 법인을 만든 뒤 스스로 회장에 취임했다. 그리고 그 사무실을 롯데호텔 34층에 마련했다.
롯데 신동주 신동빈 두 사람의 총괄회장 쟁탈전은 이게 다가 아니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지난 19일 여봐라는 듯이 총괄회장을 모시고 서울대병원으로 건강검진을 다녀와 눈길을 끌었다. 또 한번 은근히 자신이 적통임을 과시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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