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분석] 부자일수록 금융이해도 높아…빈부차 극명

이필원 / 기사승인 : 2019-01-29 18:5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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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경제 이필원 기자] 금융이해력 지수는 개인의 일상적인 금융거래에 대한 이해와 금융지식의 실제 활용능력 수준을 일컫는 말이다.


한국의 경우 2003년부터 매년 청소년을 대상으로 소득의 이해, 재무관리의 이해, 저축과 투자의 이해, 지출과 부채의 이해 등과 관련된 금융지식 및 이해도 수준을 평가하고 있다.


이를 통하여 청소년의 금융지식 수준을 파악하고, 이해력이 부족한 영역을 찾아내 향후 체계적인 금융교육 방향을 설정하는 기초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한국 금융이해력이 OECD 국가 평균 이하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래픽= 연합뉴스]
한국 금융이해력이 OECD 회원국 평균 이하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래픽= 연합뉴스]

하지만 지난 28일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8 전국민 금융이해력 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금융이해력 점수는 62.2점으로 OECD 평균(64.9점. 2015년)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청년층과 노년층, 저소득층의 금융이해력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청년층은 금융지식은 풍부하지만 저축보다 소비를 선호하는 성향이 강했고, 노년층은 복잡한 금융상품이 등장하는 등 금융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데 잘 적응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8~9월 만 18세부터 79세까지 국민 2400명을 대상으로 한 면접 조사는 금융교육 국제네트워크(OECD/INFE)가 작년 3월 발표한 조사표를 적용했다. 한국은행은 새로운 기준이 적용된 것은 세계 처음이어서, 여기서 나온 결과를 OECD 평균이나 종전 결과와 단순 비교하는 것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금융이해력은 대학생이 포함된 20대(61.8점)와 60대(59.6점), 70대(54.2점)에서 낮게 나타났다. 성별로는 큰 차이가 없었다.


청년층은 금융지식 점수는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지만 금융행위(58.4점)와 금융태도(57.7점) 부문에서는 낮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금융태도에서 10명 중 3명만 최소 목표점수를 달성했다.


청년층은 금융지식 점수는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지만 금융행위(58.4점)와 금융태도(57.7점)는 낮았다. 이들은 만족감을 위해 경제적 부담을 무릅쓰고 과감한 소비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청년층은 경제적 부담을 무릅쓰고 과감한 소비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저축보다 소비 선호'나 '돈은 쓰기 위해 존재한다'는 항목에 동의하는 비율이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 만족감을 위해 경제적 부담이 있어도 과감히 지갑을 여는 '욜로(YOLO)' 영향으로 보인다.


금융지식은 60대 61.6점, 70대 50.2점 등으로 나이가 들수록 떨어졌다. 금융지식 최소목표 점수를 달성한 비율이 60대는 50.3%, 70대는 36.4%에 그치는 등 노년층은 금융산업 변화에서 소외될 가능성을 드러냈다.


연령이 아닌 소득별 비교 역시 주목할 만한 결과가 도출됐다. 소득별로는 월 소득 420만원(연 5000만원) 이상(65.6점) 그룹이 평균을 크게 웃돌며, 월 250만원(연 3000만원) 미만(58.0점)과 큰 차이를 보였다.


금융지식이 상대적으로 높은 고소득층의 경우 통계청이 집계하는 일반가계 평균 지출액인 332만원(2017년 기준)의 3~4배 수준의 월평균 지출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KEB하나은행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발간한 '2019 코리안 웰스 리포트'에 따르면 강남3구 부자의 가구당 월평균 지출 규모는 1366만원으로 집계됐다.


또한 보유 자산이 많을수록 카드 사용 비중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응답자 10명 가운데 7명은 평상시에도 카드보다 현금 사용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주요 이유로는 '과세 등의 자료가 될 기록이 남는 것이 싫어서'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고 '카드 사용이 빚지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라는 응답도 22.6%에 달했다.


이번 조사는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월평균 지출과 같은 가시적 지표뿐 아니라 금융이해도와 같은 심층적인 지표에서도 빈부의 차이가 극명히 드러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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